[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왕따설 논란이 불거진 그룹 티아라가 오는 3일 신곡 '섹시러브'를 발표하며 한달여만에 컴백수순을 밟는다. 아직 대중의 의혹과 분노가 여전한데도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들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는 "9월 중순 이후 해외콘서트, 음반발매일정이 계획돼 있어 컴백 일정을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연예인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얘기다. 적어도 네티즌 반응만을 본다면 티아라의 컴백을 기다려줄 팬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소속사는 큐리의 자필 사과문 한장만을 덜렁 내놓은 채 티아라의 활동재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김광수 대표는 대중의 반응을 무척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그는 "연예인들은 특정팬에 의해 움직이기 보다는 진정한 대중들의 사랑을 얻어야 한다"는 철학을 직접 말하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반응보다 '스케줄'을 더 중요하게 내세우며 티아라를 컴백시킨다는 건 대놓고 이율배반적이다. 이유가 뭘까? 일년의 3분의 2를 지난 지금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걸었던 길을 되돌아보며 그들이 컴백을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해본다.
◆ '데뷔 3주년' 사업 구상 바빴던 연초올해 초 김광수 대표는 한해 사업 구상에 바빴다. 자신의 소속사에서 '가장 잘나가는 그룹' 티아라가 데뷔 만 3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티아라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었다. 복고 리듬과 셔플댄스 등 유행에 맞춤한 롤리폴리, 러비더비가 연달아 히트했고 멤버들은 "많이 자야 하루 2시간, 어떨때는 30분 잔다"고 할 정도로 스케줄이 연달아 잡혔다.김대표가 세운 3주년 기념 플랜 중 첫번째는 '소속사가 운영하는 티아라 공식팬클럽 창단'이었다. 김대표는 당시 "티아라가 진정한 대중 가수가 됐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하게된 이유를 설명했다. 즉 인지도가 대폭 상승해 시장에서의 가치가 커졌다는 의미다.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티아라는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고 소속사는 일이 터질 때마다 '신의 경지'로 사건을 수습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1월 29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전 멤버 화영의 시스루 의상 사이로 가슴 부위가 노출된 것이 카메라에 잡혔고 멤버 함은정이 슬개골 파열로 전치 6주 부상을 입었으며 혹독한 스케줄 논란까지 삼중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소속사는 그 어떤 것도 공식해명하지 않았다.2월 소속사는 '티아라 연기활동 중지 선언'까지 한다. 올해 티아라가 데뷔 3주년을 맞은 만큼 가수 스케줄 짜기에도 버겁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연기활동 중지선언과 함께 김광수 대표는 앞서 말한 공식 팬클럽 창단식과 새로운 앨범 발표, 3주년 기념 초대형 콘서트 개최 등 대형사업계획을 줄줄이 선언했다.◆ '돈 많다' 내세운 보도자료 많았던 이유는?지난 3월은 코어엔터테인먼트에서 '돈'과 관련한 보도자료가 연이어 뿌려진다. '언플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김광수 대표답게 통큰 보도자료가 잇따랐다. 우선 "티아라 해외 무전 여행가기 위해 100억원 보험 가입"이라는 자료가 나왔다. 코어의 형제격인 지엠콘텐츠미디어 소속 신예걸그룹이 10억원을 들여 뮤직드라마를 찍고 데뷔한다는 보도자료, 일본업체가 티아라 화보집을 20억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자료도 있었다. 연이은 억대 단위 계약 관련 소식과 더불어 가라오케 제작업체와의 공동사업 진행, 소속사 직영 온라인 쇼핑몰 오픈 등 사업 소식도 전해졌다. 이같은 보도자료에선 코스닥업체들이 '돈줄'을 찾아다니거나 경영상 악재를 감출 때 하는 수법과 유사한 면이 발견된다.하지만 비슷한 시기 코어측에 타격을 줄만한 악재들이 이어 발생한다. 우선 CF와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던 황정음이 3월에 코어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코어측은 당시 "황정음 계약 만료 소식에 수많은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잔류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황정음은 4월 초 싸이더스HQ로 소속사를 옮겼다. 4월에는 김광수대표의 소유지분이 절반인 코어콘텐츠미디어 사옥이 경매로 나왔다. 기업은행에서 지난해 코어측에 채권 12억100만원을 상환하라며 경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싯가 86억여원의 이 건물 중 김대표의 소유지분만 팔기로 했던 것. 건물 지분 일부만 파는 경매 매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편이기 때문에 경매는 한차례 유찰됐고 2차 경매 최저가격이 34억610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외에 5월 초 소속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걸그룹 '갱키즈'가 데뷔했으나 "티아라를 이기고 싶다"는 멤버들의 야심찬 다짐과는 상관없이 별다른 반응을 못얻고 있다. 티아라, 다비치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에이스급이 소속사에 없다는 것도 김 대표의 고민을 더하게 하고 있다.그룹 구성원을 바꾼다거나 파이브돌스, 스피드 등 자사 연예인을 형제 회사인 지엠콘텐츠미디어로 옮긴 일도 김대표의 사업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단서다. 4월에는 티아라가 멤버 2명을 더 영입해 9인조 체제로 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때 "자만하거나 나태해진 기존 멤버를 뺄 수도 있다"는 김광수 대표의 발언이 최초로 나왔다. 한창 잘나가는 걸그룹에 회사대표가 부정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것을 의미한다. 멤버들간의 불화에 관해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경제적 타격 잇따라…'티아라 왕따설'이 결정타무엇보다 가장 큰 경제적 피해는 '화영 왕따 의혹' 때문에 왔다. 티아라는 지난 7월 2만석이나 되는 일본 도쿄 부도칸 콘서트에서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최절정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왕따설이 불거지며 8월에 예정됐던 3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리지 못했다. 연초 야심차게 준비한 계획은 줄줄이 물거품이 됐다. "올해는 바쁘기 때문에 연기활동은 못하게됐다"던 연초의 호탕한 발언과는 달리 티아라 멤버들은 공중파 방송 드라마의 조연으로 출연중이다. 멤버들은 드라마에서 하차하거나 극중 비중이 축소됐고, 메이저급 회사의 광고에서도 줄줄이 퇴출됐다.
결론적으로 소속사가 받게 된 경제적 압박, 무리일 정도로 빽빽하게 잡아뒀던 스케줄은 티아라 컴백을 서두르게 된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때문에 새로운 멤버로 영입된 미성년자 멤버 아름을 비롯해 전 멤버들이 '섹시러브'라는 선정적인 제목을 단 노래를 앞세워 '죽을만큼 열심히'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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