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국제무대에 나서 제 모습을 보여줄까.최근 각종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북한이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의장국인 러시아에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이 29일 전했다. 우리 당국은 실제 회의 참석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면서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북한이 실제 회의참석을 요청했다면, 이번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러시아가 다른 20개 회원국에게 각각 '북한 참석'에 대한 의견을 물어야 한다. APEC이 추가로 회원국을 받는 데 부정적인 만큼 북한은 옵서버 자격으로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이 점쳐진다.정부 당국자는 "의장국인 러시아가 북한의 참여에 대해 아직 의견을 물어온 적은 없으며, 현재 외교라인을 통해 그러한 요청이 있었는지 확인중"이라고 말했다.이번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북한이 그간 참여해 오던 여타 국제회의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북한이 중량감 있는 인사를 보낸 국제회의는 올해 들어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26일부터 이란에서 열리고 있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 정도다.APEC의 주요 회원국은 올해 의장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 아태지역 주요 국가 대부분이다. 각국 정상회의를 비롯해 경제ㆍ통상, 교육, 환경 등 각 분야별 고위급 회담을 연중 수시로 갖는 협의체로, 경제분야는 물론 정치·안보분야까지 망라한다. 지난 2005년 한국에서 열릴 당시에도 북한의 참석여부를 두고 국내에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당시 북한에 참가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당국자는 "APEC이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본철학으로 삼고 있어 옵서버로 참여하고 싶다는 국가가 있을 경우 회원국의 반대가 없는 한 참여시켜 왔다"면서도 "북한이 참석을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상회의나 외교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북한의 APEC 참여요청이 와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회의가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가 북한과 인접해 있고, 북한의 고위관리가 현지 공직자와 협력사업을 논의하던 게 조만간 열리는 APEC 회의와 연계돼 이같은 보도가 나왔다는 것이다.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이 스스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면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도 막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추진하던 북러간 협력사업 논의가 중앙정부까지 확대되면서 직접 관련이 없는 APEC 회의까지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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