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성범죄자가 20명이상 거주하는 지역(표시지역) [출처: 성범죄 알림e]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지하철 1호선이 '범죄 무대'라는 '억울한' 오명(汚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묻지마 사건'이 1호선 역이나 열차에서 발생하는가 하면 성추행도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성범죄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도 1호선이 거쳐 가는 곳이 많았다.26일 법무부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성범죄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경기도 고양시로 35명이 현재 거주 중이다. 다음으로 부천(32명)과 의정부(32명), 성남(30명) 순이었다. 인천은 남동구(26명), 남구(25명), 부평구(24명)에 성범죄자 거주자가 많았고, 서울은 중랑(27명), 강동(21명), 노원(20명), 구로(20명)가 뒤를 이었다.이들 지역은 대개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주요 역이 위치한 곳들이다. 인천 부평역에서부터 경기도 부천역을 지나 서울 구로역으로 다다른 열차는 도심을 지나 경기도 의정부로 빠져나간다. 수원역 역시 1호선이 거치는 주요 거점이다.지하철 1호선은 성추행 사건이 비교적 자주 벌이지는 노선이기도 하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접수된 '몰카' 범죄 가운데 47%가 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했다. 또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5월까지 검거된 성추행범 550명 가운데 지하철 2호선에서 280명(50.9%)이 검거됐고 다음으로 지하철 1호선에서 146명(26.5%)가 검거돼 여성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하철 1호선이 '범죄 무대'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그만큼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노선이 가장 자주 범죄무대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수도권 전철 1호선을 모두 통틀어 지하철 1호선이라고 부른다. 인천~소요산 구간의 경우 정거장만 62개에 이른다. 다른 지선(支線) 정거장을 다 합칠 경우 98개까지 늘어난다. 지하철 정거장 수가 많다보니 자연히 이용객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에는 인천 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또는 반대로 오가는 직장인들로 항상 붐빈다. 1호선이 지나는 신도림역, 서울역 등은 대표적으로 사람이 몰리는 환승역이다. 부천에서 강남으로 통근하는 한 여성 직장인은 "아침에 출근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급행열차를 주로 이용하는데 사람이 많아 열차안에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라며 "행동이 수상한 남성들이 접근하는 걸 알면서 피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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