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신축에 300억원, 코스 개보수에 350억원 등 투입
안양베네스트골프장이 장장 1년 4개월에 걸쳐 무려 650억원짜리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650억원짜리 성형수술."안양베네스트골프장이 궁금하다. 지난 1월부터 대대적인 코스리뉴얼에 들어간 지 벌써 6개월째다. 내년 4월 재개장까지 아직도 9개월이나 남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고치는 것일까. 골프계에서는 일단 골프장을 아예 1년 4개월간 장기 휴장한다는 대목부터 빅뉴스다. 하지만 공사 내용을 살펴보면 오히려 소박하기까지 하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클럽하우스 신축에는 불과 300억원이 들어간다. 최고 1000억원까지 쏟아 붓는 프리미엄코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왜소하기까지 하다. 간삼건축에서 설계를 맡았고, 삼성물산에서 국산 자재를 사용해 공사비를 대폭 절약했다는 설명이다. 코스 개, 보수 역시 그린에 초점을 맞춘 정도다. 홀 변경은 4개 홀이 전부다. ▲ 15년 만의 '성형수술'= 1968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만든 골프장이다. 이 회장이 애정을 쏟아 부어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다"는 극찬을 받을만큼 국내 최고의 명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장은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 돌 한 개에도 공을 들일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건희 회장 세대로 접어들면서 1997년 1차 리뉴얼이 이뤄졌다. 세계적인 코스디자이너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를 맡아 코스 난이도를 높여 남성적인 코스로 변신했다. 80대 중반의 고수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취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안양에 최고(Best)와 둥지(Nest)를 합성한 베네스트를 더해 안양베네스트란 이름도 명명됐다. 이번 리뉴얼은 아무래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주도할 확률이 높다. 실제 공사와 관련한 각종 보고서를 직접 챙긴다는 주위의 전언이다.
▲ 화두는 '품격'= 클럽하우스는 완전히 허물고 다시 짓는다. 그러나 불편함을 해소하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정리했다. 화려함 보다는 '품격'이다. 코스는 그린에 중점을 뒀다. 그린의 잔디 초종이 바뀌었고, 배수가 잘 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18개 홀 전체에 '서브에어시스템'을 적용했다. 파이프를 깔아 인위적으로 통풍을 강화해 혹서기에 그린을 보호하고, 장마철에는 배수는 물론 빨리 건조시키는 효과가 생겼다.홀은 1번과 5번, 16번. 18번(파4)이 수술 대상이다. 첫 홀인 1번홀은 "너무 길다"는 평가를 감안해 전장을 다소 줄였고, 5번홀은 반면 "짧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페어웨이에 크리크를 조성했다. 바로 6번홀 연꽃이 있는 연못의 물이 이 크리크로 이어진다. 16번홀은 전략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마지막 18번홀은 일직선 형태가 클럽하우스 쪽으로 휘어지는 우도그렉 스타일로 모양이 달라졌다.▲ "일반회원 모집할까?"= 골프장측은 일단 재개장해도 '연회원제'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10명의 연회원이 있고, 4500만원의 연회비를 낸다. 그린피는 평일 7만800원(주말 8만원)이다. 비회원 21만원(주말 26만원)에 비해 3분의1 수준이지만 4500만원의 연회비가 소멸성이라는 것을 계산하면 그린피에서의 특별한 메리트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양베네스트는 골퍼들에게는 '영원한 로망'이다. 아예 회원권이 거래되지 않는데다가 혹여 결원이 생겨도 아무나 받아주지 않는다. 일반 골퍼들은 결국 회원의 초청만으로 라운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전히 걸어서 라운드하고, 캐디 2명이 전동카트에 골프백만 싣고 완벽하게 플레이를 보조한다. 골프계에서 "안양베네스트의 가치를 생각하면 마음만 먹으면 20억원대 초고가 회원모집도 가능하다"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까닭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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