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기자
전복 품은 한우 불고기.[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기자]
육지와 바다의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는 한우와 전복이 만난다면 어떤 맛일까. 처음 이들의 조합을 들었을 때는 아리송했지만, 일단은 만나 보기로 했다. 한우와 전복은 이름만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매력적인 요리이니까. 실제로 먹어보니 고소한 한우와 쫄깃한 전복이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 행복감을 전한다. ‘환상의 짝꿍’ 탄생이다.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전복 품은 한우 불고기’는 강원도 횡성에서 공수해온 한우와 전남 완도의 전복이 주력 메뉴다. 일반 음식점과 비슷하게 생겨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모습을 자랑했다.눈에 띄는 것은 음식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다. 이날 역시 1+한우가 공급됐다는 확인서를 볼 수 있었다. 우지연 영양사는 “소 등급판정 확인서를 꼭 제시할 의무는 없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중요시한다는 뜻에서 카운터에 내놓는다”라고 설명했다. 음식점 한쪽에는 싱싱한 전복과 낙지를 위한 수족관도 보인다. 일반적인 고깃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어떤 맛을 경험하게 될지 기대감을 더욱 샘솟게 한다.먼저 ‘전복 품은 한우 불고기’를 주문해봤다. 김치, 깍두기, 야채전 등 깔끔한 기본 반찬에 고기와 전복을 함께 구울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불판이 준비됐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한우 생고기를 잘라 양파, 대파, 버섯 등 여러 야채와 함께 조리해서 나온다. 특히 한우 생고기는 육회로 먹어도 될 만큼 싱싱하고 붉은 빛깔을 자랑했다. 여기에 살아있는 전복까지 함께 제공돼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후 불판 가장자리에 가쓰오부시 육수를 붓고 그 위에 양념된 한우 불고기를 얹는다. 가쓰오부시 육수는 과일, 대파, 다시마, 표고버섯, 무 등 각가지 재료를 넣고 우 영양사가 직접 끓인 것으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살짝 익힌 불고기를 한 입 먹어보면 그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횡성한우의 명성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특히 고기 양념이 약간 매콤하고 담백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기호에 따라 양파절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콤한 맛을 조금 줄이면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가쓰오부시 육수에는 당면과 살아있는 전복을 넣어준다. 드디어 육지와 바다의 대표 영양식 한우와 전복의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이다. 주의할 점은 소고기나 전복은 재료 특성상 너무 구우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 구운 후 먹는 게 가장 연하고 맛있다는 게 우 영양사의 설명이다. 살짝 구운 전복을 먹기 좋게 잘라서 한 입 먹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가쓰오부시 육수 향이 더해진다.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은 고기는 가쓰오부시 육수에 적셔서 촉촉한 샤브샤브 느낌으로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