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본사 이전부지·KTX 수서역세권 개발, 독자개발 허용 그린벨트 해제 등 복병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강남 삼성동 한전 본사사옥 부지 전경
서울 강남구에서 추진되는 복합개발사업이 인·허가 과정에서 잇따라 답보상태에 빠졌다. 사업자나 해당 지자체는 추진에 적극적이지만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나 국토해양부의 반대로 사업이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와 강남구, 서울시, 국토부 등에 따르면 강남에서는 현재 한국전력 본사부지 개발, KTX 수서역세권 개발 등 수조원대의 복합단지 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들은 주거와 상업, 문화 공간이 결합된 복합형태여서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될 경우 주변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허가권자가 사업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전 본사 땅은 7만9341㎡(약 2만4042평) 규모다. 강남에서도 알짜배기 터인데다, 강남에서 당분간 이 정도 입지와 규모의 터가 나오기 어려워 개발사업자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곳이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한전은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하고, 이 부지를 2015년까지는 매각해야 한다. 문제는 3조원대로 추산되는 터와 건물을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까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매입한 한국감정원 부지 등과 합쳐서 대규모 복합개발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김중겸 사장 취임 후 한전이 자체개발 계획을 들고 나오며 변수가 생겼다. 한전은 이곳을 용산역세권개발처럼 대규모 개발을 하고 남는 수익을 부채를 갚는데 쓸 계획이다. 한전이 독자개발을 주장하는 근거는 한전법 상에 변전소나 사무소 이전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이 허용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2010년 한전법 개정 당시 본사 부지 개발은 제외하고 논의된 것"이라며 "독자개발은 원천적으로 논의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전 특별법을 통해서도 수도권 본사 땅은 개발 대신 매각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는 것이다.한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개발 추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개발 계획에 대해 외부용역을 진행중"이라며 "공공성을 최대한 살려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 수서역세권 개발은 그린벨트 해제 문제가 복병이다. 역세권 복합개발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필요성을 인정해 그린벨트 해제한을 입안, 국토부에 전달해야 한다. 최종 결정권자는 국토부지만 사실상 서울시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사업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가든파이브 등 인근 기존의 복합개발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대규모 복합개발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주변 개발 상황을 감안할 때 그린벨트 해제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은 수서역 개통 예정 시기에 맞춰 역사만 우선 건설하고, 복합개발은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시장여건이 단기간 내에 반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당분간 복합개발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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