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예측하기 힘든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이번주 뉴욕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주처럼 어닝시즌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나타내면 뉴욕증시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3년만에 7%대로 떨어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확인했고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불안요인이다. 또한 오는 17~18일 이틀간 의회 연설에 나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에 재정적자 합의를 촉구하며 재정절벽 문제를 화두로 꺼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20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스페인 은행 위기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 어닝시즌 첫 주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상승반전한 다우와 S&P500 지수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0.04%, 0.16%에 불과했다. 나스닥 지수는 0.98% 하락하며 6주만에 하락반전했다.
◆본격화되는 美어닝시즌 성적은= 지난주 알코아, JP모건 체이스, 웰스파고 등 중요 기업들은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다. 팩트셋 리서치의 존 버터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어닝시즌 첫 주 S&P500 지수 구성 기업 중 실적을 공개한 30개 기업 중 70%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기대 이상의 순이익에 대해서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이익 예상치를 너무 낮게 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개 기업과 S&P500 지수 구성 80개 이상 기업들이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씨티그룹(16일)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존슨앤존슨, 인텔, 야후(이상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베이, IBM, 퀄컴, 블랙록(이상 18일) 모건스탠리, 필립모리스, 트래블러스, US항공, AMD, 캐티털원 파이낸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이상 19일) 제너럴 일렉트릭(GE·20일) 등이 이번주 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주요 기업들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할 지 확신을 갖지 못 하고 있다. S&P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2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5개 분기 동안 S&P500 기업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이 보통 예상치보다 4% 가량 높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추세가 이어진다면 약 2% 가량의 순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주요 10개 업종 중 기술·산업·필수 소비재 등 3개 업종만이 2분기 순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냉키 연설 화두는 재정절벽=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오는 17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18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한다. 버냉키가 증언할 내용의 화두는 3차 양적완화가 아니라 재정절벽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발은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해 "버냉키가 하나의 '은색 총알(silver bullet·특효약)'을 남겨뒀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버냉키는 이 총알을 너무 빨리 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양적완화는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형식보다는 위기가 온 뒤 대응책으로서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월가 관계자들은 3차 양적완화와 관련해서는 8월 말 글로벌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장들이 모이는 잭슨홀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2년 전에도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2차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고 그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차 양적완화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의회 증언에서는 버냉키가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미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 자동적으로 대규모 예산 삭감이 이뤄지도록 돼 있는데 이와 관련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재정절벽 문제다. LPL 파이낸셜의 존 카날리 투자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이 먼저 의회에 재정적자 감축 합의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변수가 있는만큼 민주·공화 양 당이 쉽게 합의하지 못 할 것이고 문제가 내년 3월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버냉키 의장이 재정절벽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의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성과는= 이번주 주목할만한 경제지표는 6월 소매판매, 7월 뉴욕 제조업 지수, 5월 기업재고(이상 16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6월 산업생산,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이상 17일) 6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18일) 6월 기존주택판매, 7월 필라델리파 제조업 지수, 6월 경기선행지수(이상 19일) 등이 있다.소매판매는 6월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띄었던만큼 3개월 만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최대 변수다. 스페인 구제금융 규모를 결정하고 계획안을 확정하는 것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핀란드가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는 등 북유럽 국가들이 스페인 은행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핀란드는 최대 1000억유로로 시장 관계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스페인 은행 지원 규모도 너무 많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재무장관회의에서는 필요할 경우 우선적으로 300억유로만 스페인 은행들에 지원해주기로 합의가 이뤄졌다.스페인과 프랑스는 19일 국채 입찰에 나선다. 지난 13일 이탈리아는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두 등급이나 강등당했지만 이날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를 크게 낮추며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 그 효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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