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프리즘]녹록지 않은 중국의 투자환경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지난 2일, 한국 스포츠용품업체 신신상사의 중국 칭다오 생산법인이 현지 촌 정부의 무리한 토지 임대료 인상요구에 굴복했다고 한다. 임대료는 기존 연간 18만달러에서 48만달러로 올리고 2년 안에 공장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신신상사는 1991년 칭다오에 진출하면서 촌 정부와 50년간 토지임대 계약을 맺고 임대료는 매년 일정하게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장 주변 땅 값이 치솟자 지난 4월 촌 정부는 임대료 500% 인상을 요구했다. 신신 측이 거절하자 지난달 주민 50여명이 공장에 무단 침입해 전기와 수도를 끊고 공장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를 중재하려 온 우리 영사도 잠시 억류됐다. 회사 측이 상위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중국 비즈니스 환경 변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외국인투자 환영 일변도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우대정책 축소, 환경규제, 노동법 준수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는 철강, 자동차 등 과잉투자 분야에서 외자기업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환경보호지역에서 신규투자 및 기존 영업허가 연장을 제한한다. 동부연해 지역 외자기업에 대해서는 세수 우대정책을 축소해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근로계약 체결, 근무시간, 최저임금 및 사회보험 보장 등 노동관련 법규 준수 여부에 대한 조사와 감독을 강화했다.  중국이 외자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게 된 것은 우선 외자의 지속적인 유입 및 풍부한 국내저축으로 투자 조달자금이 충분해 유치의 필요성이 크게 감소한 때문이다. 1979~2011년 말 중국은 이미 74만개에 달하는 외자 프로젝트를 비준했고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조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다음으로 외자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를 들면서 기술이전을 지연시키자 기술도입 정책 효과에 대한 회의가 확산됐다. 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의 중국투자 근본 목적은 이익 추구이지 시장확보가 아니라면서 '시장으로 기술을 교환하는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고 있다.  아울러 외자기업에 대한 장기간의 세수 우대로 국내기업이 역차별을 받으면서 반감이 고조됐고 동시에 외자기업의 탈세와 뇌물공여 등 부패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조사와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200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15%의 우대 소득세율(국내기업은 33%)을 적용했고 일부 개발단지에서는 아예 몇 년간 세금을 면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규제강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가 날로 늘어나는 주민들의 권익 보호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기에 제2, 제3의 신신상사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대응방안이 시급하다. 우선 인건비가 싼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할 수 있지만 이들 국가들도 이제는 중국 정책을 본 따 슬그머니 인건비 등을 올리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중국이 그래도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거대 시장이기에 우대정책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서부와 동북지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 투자환경도 시간이 지나면 동부연해 지역과 같아질 것이다. 따라서 투자초기부터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한 단계별 철수전략(지분매각, 인력감축, 운영중단, 자산매각 등)이 마련돼야 한다.  다음으로 우대정책 축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현지법인의 원가절감 및 생산성 제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감독과 관리가 강화되는 노동 관련 법규 등에 대해서는 상시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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