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C등급 업체 1~2곳 추가 예상'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주방가구 대표 업체인 에넥스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가구업계에 '에넥스발(發)' 워크아웃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경기침체로 인해 실적이 한풀 꺾인 가운데 향후 업황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어서, 에넥스에 이어 추가 워크아웃 업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에넥스가 최근 은행들과 함께 실시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결과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빚을 갚지 않는 이상 조만간 워크아웃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우아미가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가구업계에서 역사가 깊은 장수 업체가 또 하나 무너진 것. 1971년 설립된 에넥스는 매출액 기준으로 한샘과 리바트, 보루네오에 이어 4위권이다.가구업계는 에넥스의 워크아웃 소식에 "오래 전부터 위기론이 불거져 왔다"며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한 가구업체의 임원은 "에넥스는 7분기 연속 적자로 이미 유동성이 마른 상황"이라며 "지난해 100억원 가량의 단기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일시 확충, 올 상반기 소폭 회복에 성공했으나 워크아웃을 피해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에넥스의 워크아웃 이유로는 지나치게 높은 특판(건설사 영업) 비중이 꼽힌다. 특판은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을 때 붙박이 가구로 함께 공급되는 가구로, 매출 규모를 단번에 늘려 주지만 입찰 경쟁 때문에 가정용으로 시판되는 가구보다 마진율이 낮다. 특판 비중이 50%에 달하는 에넥스가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특판 매출이 줄어들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게 공론이다.업체들은 에넥스의 뒤를 이은 추가 워크아웃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유력한 추가 워크아웃 대상으로 꼽히며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판 비중이 높거나, 적자가 지속되는 업체들이 주요 대상이다. 한 중견 가구업체 CEO는 "에넥스 외에도 1~2곳 정도가 추가 워크아웃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대대적인 유동성 확충 없이는 조만간 소식(워크아웃)이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위권 가구회사들 역시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가구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샘, 리바트 등의 대형 가구사들이 저가 특판을 늘려왔는데 제살 깎아먹기일 뿐"이라며 "상장사들이라 매출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는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영업이익만 깎아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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