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매각 '신호탄' 급유시설 운명은

[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인천국제공항 매각의 '신호탄' 격인 '인천공항급유시설(주)' 민영화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인천 정치권은 연일 성명을 내 급유시설을 포함한 인천공항 민영화 방침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서 갈수록 논란이 커지고 있다.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조만간 공사의 급유시설 매입문제를 다루기 위한 이사회가 예정돼있다. 공사 상급기관인 국토해양부는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급유시설을 매입하고 시설 운영권 새 민간사업에게 다시 넘긴다'는 방침을 사실상 정한 것으로 보인다.국토해양부는 지난 달 22일 인천공항공사에 "급유시설을 귀 공사에 매각하기 위한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공개경쟁 방식에 의해 운영관리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어 지난 5일엔 한국감정원의 감정 결과를 첨부해 다시 한 번 공문을 보냈다. 감정가격은 영업권 1368억원 포함 1985억원으로 알려졌다. "급유시설 매각과 민영화가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공항급유시설(주) 측도 민간 운영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쪽의 논리는 시설 사용료 인하, 공정경쟁 유도와 효율적 운영 등이다. 우선 과거 국내 다른 공항의 사례를 볼 때 급유시설이 민영에서 공영으로 넘어간 뒤 오히려 시설 사용료가 크게 올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포와 부산, 제주공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 공항의 1갤런 당 급유시설 사용료는 민간이 운영할 때보다 각각 86.7%, 73.3%, 220.6%씩 올랐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선진국 주요공항의 급유시설을 민간이 운영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반박도 만만치 않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인천공항 민자시설 처분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급유서비스는 항공기 운영자에게 필수 서비스인 동시에 공항이 이윤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 이익이 공항에 대한 재투자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소유권이 처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급유시설은 현재 연간 60억~70억원의 흑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은 10일 성명을 내 "우리 287만 인천시민과 국민은 이명박 정부의 인천공항급유시설 민영화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 뒤 " 정부가 급유시설을 직영하면 훨씬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데도 굳이 알짜배기 기업을 민영화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통합당 인천시당도 지난 8일 성명에서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매각방침을 재확인한 데 이어 급유시설마저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반국익적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인천공항공사의 이사회가 다가오면서 급유시설 매각과 민영화의 향방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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