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김민영 기자] 경제민주화가 대통령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재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재계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추진 원칙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재벌개혁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10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경제민주화를 핵심과제로 꼽았다. 전날에는 이용섭 통합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공정거래법 등 법률 개정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민주화'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는 12월 대선까지 뜨거운 감자로 부각할 전망이다. 재계는 이같은 경제민주화 요구가 시대정신이라는 점에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재벌 개혁과 동일시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병일 한경연 원장은 "경제민주화가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했다"며 "그러나 흥미위주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생산적인 담론형성을 저해할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최 원장은 "일부 언론이 한경연과 재계가 헌법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오보를 하고 일부 정치인들이 사실 확인없이 그 내용을 인용했다"며 "경제민주화를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하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해 나가는데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논의되는 경제민주화 방안 중 징벌적 손해배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많다. 유진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정부는 공리주의적 선택을 하고 대기업은 극대화된 파이를 나눠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연구를 더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영미식 모델로 가라고 재벌들 몰아부치는 것 잘못이다"며 "한국의 특수성 고려해서 재벌 규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경제민주화가 '재벌개혁'를 위한 수단으로 추진된다면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은 지속가능하고 실현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방법을 차분히,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은정 기자 mybang21@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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