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LGD)의 협력사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빼돌려 중국으로 유출한 정황이 발각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증착' 등의 핵심 기술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SMD와 LGD에 따르면 검사장비 업체인 오보텍 직원들이 빼돌린 기술은 패널 회로도와 관련 기술에 국한돼 '증착' 등의 핵심 공정 기술들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D 관계자는 "유출된 기술 역시 기밀이긴 하지만 OLED 패널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증착 등의 기술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출된 회로도는 상용 제품이 출시됐을때 제품을 뜯어보면 알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 유출에 가담된 오보텍 직원들은 조직적으로 SMD와 LGD의 기술을 수집한 뒤 이를 중국 패널 업체인 BOE와 대만 AUO 등으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BOE는 지난해에도 SMD와 LGD의 공정 기술 일부를 빼내다가 적발된 바 있다. 당시는 SMD와 LGD의 전직 연구원들을 통해 기술 일부를 빼냈다. 조직적인 차원에서 SMD와 LGD의 기술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SMD와 LGD는 아직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지 못한 55인치 OLED 패널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강화된 보안 규정 속에서도 오보텍이 조직적으로 기술을 빼돌리고 오보텍 한국지사에서 조직적으로 중국으로 기술을 유출했다는 점 자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유출된 기술 자체로 BOE가 OLED를 양산할 수 없다는 점은 다행스런 일이다. OLED 패널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OLED를 유리 패널에 촘촘하게 집어 넣는 증착 기술인데 이 부분은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가 필요해 사진 몇장으로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다. SMD 관계자는 "극비 기술을 조직적으로 수집하고 유출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OLED 양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공정상의 노하우인데 이에 대한 기술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받을 영향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생산 기술에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지난해와 이번에 유출된 기술을 발판으로 BOE는 OLED 패널 양산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MD 관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은 기술 피라미드에서 가장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미온적인 처벌 기준으로는 지속적인 기술 유출 시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기술 유출을 시도한 관계자, 회사 내부의 동조자, 해당 업체까지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이와 같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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