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유럽 증시 일제히 하락...제조업 지수, 유가도 떨어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ㆍ중국ㆍ유럽에서 경제지표의 악화로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1.96%(250.82포인트) 내린 1만2573.57, 나스닥 지수는 2.44%(71.36포인트) 하락한 2859.09, S&P 500 지수는 2.3%(30.18포인트) 떨어진 1325.51을 기록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공포감이 증시를 강타한 것이다.
유럽 증시 역시 하락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9% 내린 5566.36으로 거래를 마감하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0.39% 밀린 3114.22, 독일 DAX 30 지수는 0.77% 떨어진 6343.13으로 장을 마쳤다.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크게 자극했다.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8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보다 약간 감소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 38만3000건보다는 많은 것이다. 미국의 고용상황이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이달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16.6로 지난달 -5.8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0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초반 미 경제 회복세의 엔진 역할을 맡아온 제조업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5월 기존 주택매매 건수마저 전월보다 1.5% 감소한 455만건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유럽도 사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이달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4.8을 기록했다. 이는 5월의 45.1을 밑도는 수준으로 36개월만에 최저치다. 그 동안 유럽에서 유일하게 잘 나갔던 독일 마저 제조업 지수가 44.7로 전달 45.2를 하회하면서 유럽 경제위기의 영향이 독일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나왔다.중국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이달 중국의 HSBC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HSBC가 발표한 6월 중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48.1이다. 8개월 연속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50 이하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예비치는 지난달 발표치 48.4보다 낮은 수준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지표 부진과 관련해 이달 중국의 신규 공업생산품 주문, 특히 수출 주문이 부진함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비틀거리는 사이 중국 경체가 한층 더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이날 4.0% 하락한 배럴당 78.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경제상황이 나빠지자 시장은 당국의 대응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그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만 발표하고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가능성만 열어 둔 채 가시적인 별도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이후 시장은 미국보다 유럽과 중국의 대응에 더 주목하고 있다. 오는 28~2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여기서 유럽 문제에 대해 어떤 해법이 나올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부채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경우 세계 경제는 어느 정도 안정세를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다.중국 정부는 이미 경기부양에 들어갔다. 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당국도 다양한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취한 조치만으로 올해 하반기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달 안에 중국이 지급준비율 및 기준금리 인하 같은 강력한 통화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수출 사정이 매우 나쁘다"면서 중국 정부가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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