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동아제약 차남, 그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51)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박카스 황태자'로 불리던 그는 2007년 아버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패한 인물이다. 이후 수차례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구속이란 최악의 상황에까지 몰리게 됐다. IT업체 디지털오션은 강문석 전 대표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관련 수사목적)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19일 구속된 사실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강 부회장은 2008년 디지털오션을 인수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후 지난해 9월 경영권을 매각하기까지 공금 4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건 2004년쯤부터다. 자신을 동아제약 경영진에서 낙오시키려는 아버지 뜻에 불응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치닫는 분쟁 끝에 2007년 아버지에게 '백기'를 들고 동아제약을 떠났다. 이 후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주류업체 수석무역 경영에만 집중했다. 2008년에는 IT업체 디지털오션을 인수하며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재기의 몸부림은 제약업계 복귀 시도였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우리들제약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디지털오션이 경영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들제약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들제약의 주식을 샀다 되파는 과정에서 큰 손해를 보고 송사에도 휘말렸다. 이 때 디지털오션에 20억원 가량의 손실도 입혔다. 제약업계 복귀 실패 후 강 부회장은 수석무역 경영을 자신의 아들에게 맡기고 잠적했다. 이때부터 제약업계에서는 "강 부회장이 사실상 개인파산 상태"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강신호 회장의 차남인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경영학 석사, 스탠퍼드대학교 산업공학 석사를 획득한 인재다. 이런 영특함 때문에 일찌감치 아버지 눈에 들어 동아제약 후계자로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 경영은 다른 문제였다. 경영수업 과정에서 실망을 느낀 강신호 회장은 후계자를 차남에서 4남으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아버지와의 갈등이 강 부회장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셈이다. 그를 주변에서 지켜봤던 한 지인은 "강 부회장은 경영인보다는 학자에 어울리는 타입"이라며 "주변인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성향이 있어 동아제약을 떠난 후 자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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