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갑 아파트'가 대세.. 청약성적 '우월해'

같은 단지·평형이라도 판상형에 수요자 몰려 '채광·환기 좋은 까닭'

'원주 한라비발디 2차' 주택형 84㎡에서 판상형인 A타입은 청약 마감됐으나 타워형인 B, C타입은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아파트 단지에 평수까지 같은데도 판상형 여부에 따라 인기는 천양지차로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자들이 멋보다는 실속을 택한 결과다. 변수는 설계다. '성냥갑아파트'인 판상형 설계가 적용된 곳은 순조롭게 청약 마감했지만 수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타워형 설계 가구는 미달사태를 면치 못했다.최근 분양에 나선 '원주 한라 비발디'가 대표적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8일 한라건설이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에 분양한 '원주 한라비발디 2차' 주택형 84㎡의 청약 결과 A타입은 130가구는 3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B, C타입은 절반 정도 미달됐다. A타입은 판상형, B·C타입은 타워형이란 점만 다를 뿐이고 내부 인테리어나 평면구성은 비슷했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현대산업개발이 5월 충남 아산시 용화동에 분양한 '아산 용화 파크'도 같은 주택형에서 서로 다른 청약 결과가 나왔다. 주택형 84㎡에 A~F타입까지 있지만 이 중 판상형인 A, B, C타입만 3순위 청약 마감했다. 타워형인 나머지 주택형은 절반 이상이 접수되지 않은 채로 남았다. 4월 쌍용건설이 전북 군산시 지곡동에 분양한 '군산지곡 쌍용 예가'도 마찬가지다. 주택형 74㎡에서 판상형인 A타입은 1순위에서 4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으나 같은 평형 B타입은 3순위가 돼서야 청약 접수가 끝났다. 타워형이었던 탓이다.한라건설 관계자는 "청약 마감된 84㎡A타입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성냥갑 아파트인 판상형이라 선호도가 높았다"며 "나머지 B,C타입은 타워형이어서 정남향이 아닌 경우가 있다 보니 지방 고객들이 볕이 잘 들지 않을까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고 말했다.쌍용건설 관계자도 "지방에서는 평면 구조가 중요하다"면서 "선호도 조사 결과 군산이나 울산 등지에서 판상형 아파트가 우세했다"고 전했다.
판상형과 타워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판상형은 성냥갑처럼 길고 반듯하게 지어진 아파트다. 전 가구 남향 배치가 쉽고 남북으로 창을 만들어 통풍이 잘 된다. 건축비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도시 미관상 단조롭고 일조권, 조망권 확보가 어렵다.판상형의 단점을 보완하려 생긴 게 타워형이다. 보통 고층으로 짓거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때 주로 도입되며 '┼형', 'Y형', 'ㅁ형' 등이 있다. 독특한 구조로 설계를 할 수 있고 일조권과 조망권이 뛰어나다. 반면 남향이 아닌 경우가 많고 판상형처럼 맞바람 구조가 아닌 탓에 환기성이 떨어진다. 2006년께 대세는 타워형이었다. 예쁜 아파트, 초고층의 멋진 아파트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실속형으로 사람들의 취향이 변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돼서다. 채광과 통풍 면에서 관리비가 적게 드는 판상형이 인기 있는 이유다.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방에서 특히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분양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설계보다는 학군이나 교통 등의 입지가 분양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라며 "타워형은 좁은 서울에서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은 세련된 타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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