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 만들기 나서

17개 동 35개 사업, 동 별 주민자치 공동체 프로젝트 사업 추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성동구(구청장 고재득) 행당동(杏堂洞)은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행당1동, 2동 주민들은 이런 지명에 걸맞게 집집마다 살구나무 심기 운동을 추진, 행당동을 살구꽃 핀 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바로 주민자치 특화 사업 일환으로 개성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민들은 행당 어린이공원 등 소공원과 동 주민센터 앞, 향토유적인 아기씨당 근처에 올 가을에 커다란 살구나무를 심을 계획이다.살구나무는 구 자매 결연지인 영천시가 기증하기로 했다.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도 살구나무 식재가 가능한 곳을 찾아서 한 그루씩 심어나가다 보면 하얀 살구꽃으로 뒤덮인 행당 마을을 곧 만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성동구는 올해 초 동별 주민자치 특성화 사업 추진을 위해 17개 동 35개 마을 사업을 발굴, 현재 알찬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허브꽃꽂이

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발굴하고 매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알뜰 미용카페 등 마을공동체 사업 거점 시설 6개소 조성지난달 응봉동 상봉 경로당 1층 유휴공간에는 ‘주민행복, 동네회관’이 생겼다. 14평 작은 공간이지만 컴퓨터 교실, 이·미용 봉사, 손뜨개 모임이 이루어지고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운영은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이루어진 운영위원회에서 맡는다. 이런 마을 공동체 사업 거점 시설은 올 상반기에만 6개 소가 조성됐다. 옥수동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파마와 커트를 각각 5000원과 2000원 실비로 해주는‘알뜰미용카페’가 문을 열었다.금호1가동은 ‘마을도서관형 북카페’를 조성했다.금호4가동은 녹색가게 ‘에코마을카페’를 탄생시켰다. 지역내에 기업체가 많은 성수1가제1동은 빔 프로젝트와 음향 시설을 완비한 주민 사랑방을 설치, 기업인들 비즈니스 룸으로 개방했다.서울숲이 가까운 성수1가제2동은 옥상에 허브 화원을 조성하고 허브전문가로부터 허브 키우기, 허브차 등 허브 제품 만들기를 배우면서‘허브향 가득한 마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마을을 마을답게 만드는 공동체 프로젝트 아파트가 밀집한 행당제2동은 ‘꽃향기 나는 정감 있는 아파트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아파트 문화 개선 봉사단’을 구성하고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미용 카페

봄에는 한진아파트와 대림아파트, 브라운스톤 아파트 단지 내에 화단 조성과 나무 심기를 추진했다.만나면 서로 인사하고 새로 이사 온 주민은 따뜻하게 환대하는 ‘아파트 문화 개선 포스터’를 제작, 아파트 곳곳에 부착하고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성동구의 특별한 무인문고인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한 ‘책뜨락’3, 4호점을 설치, 독서하며 소통하는 아파트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왕십리2동에서는 지난 3월부터 택배 수령 보관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보물단지와 마을 북카페를 통한 주민 소통이 활발한 금호1가는 재활용녹색가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수세미 만들기, 폐천막을 재활용한 주머니 텃밭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여수 엑스포 관람을 통해 주민 80여명이 함께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또 주민 화합을 위한 마을합창단을 창단, 맹연습중이다.◆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복한 마을 만들기 노력 성동구에는 다문화 가족의 사회 적응과 주민과의 공동체 형성을 돕는 다문화사랑방도 자치회관 곳곳에 설치됐다. 마장동은 다문화가족 공부방과 독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왕십리도선동, 성수2가제1동도 다문화가정 소모임방을 조성, 개방하고 있다. 마장동은 지난 5월 남산골 한옥마을 등 문화 탐방을 통해 주민&다문화 가족 어울림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또 왕십리도선동에서는 결혼이민여성 19명을 대상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대비반을 진행하고 있다.성수2가제3동에서는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한 요리교실을 개설 준비 중이다. 성수2가제3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홀로 생일을 보내실 홀몸 어르신을 위해 케이크와 함께 선물을 전달해드리는‘오순도순 행복잔치’를 매월 개최하고 있다.또 프라임 병원과 의료진 자원봉사 협약을 맺고 주민을 위한 건강 강좌 및 상담, 무료 건강 검진을 해 ‘행복하고 건강한 마을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사람 냄새 나고 정감 있는 마을공동체 조성은 먼 곳에 있는 어려운 일이 아니며‘살구나무 가득한 행당 마을만들기’처럼 우리 동네만의 특성을 살린 사업을 주민이 다함께 해 나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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