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가 막을 올렸다. 300명의 19대 국회의원은 오늘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국민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유권자의 손을 잡고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며 새로운 정치,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치를 보여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편으로 정치판이 쉽게 변하겠느냐는 불신이 여전한 게 현실이다. 출발부터 어수선하다. 새로 지은 호화 의원회관이 눈총을 받고 국회의원 종신연금 문제가 새삼 불거졌다. 개원 일정은 불투명하고 통합진보당 사태의 불똥도 튀었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법정시한을 넘기며 개원이 미뤄진다면 18대에 이어 다시 식물국회로 전락할 것이다. 정치 신뢰의 복원이냐, 구태의 반복이냐. 선택은 의원 모두의 몫이다. 몇 가지 긍정적 신호가 있다. 18대 국회의 유일한 성과물이라는 '국회선진화법'은 여야 합의 없는 일방 처리나 폭력 행사에 제동을 건다. 여야 의원 구성에 절대 우위가 없다. 처음 금배지를 단 초선이 148명으로 신구 의원 수 또한 엇비슷하다. 이 같은 균형점은 화합과 타협의 지렛대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이는 국회가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 입법부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을 때의 얘기다. 거꾸로 간다면 어느 때보다 무기력한 식물국회로 전락할 요소들이다. 안팎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나라 안의 경제는 어렵고 사회적 갈등의 골은 깊으며 민생은 고단하다. 밖으로 유럽의 재정위기는 세계 경제를 흔든다. 지구촌 곳곳의 정권 교체는 국제 질서의 재편을 예고한다. 이런 격변의 와중에 대통령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민생과 대선은 올해 정치ㆍ경제ㆍ사회를 아우르는 양대 이슈다. 선거가 민심과 소통의 과정이라면 대선은 민생을 보듬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과거 대선의 추억은 장밋빛이 아니다. 진흙탕 정쟁, 이념적 갈등, 허황한 공약이 판쳤다. 현실을 직시한다면 국회부터 달라져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민생 관련 법안을 19대 국회의 1호 법안으로 내놨다. 민생을 고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민생은 곧 경제 살리기다. 그 과정은 공정하고 성과는 고루 나눠야 한다. 성장과 분배, 경제민주화의 3각축이 모두 중요한 이유다. 이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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