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자사주 성적표 '낙제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사 주총시즌을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교체바람이 불고있는 가운데, 그간 자사주를 매입했던 CEO들의 투자 성적에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연임에 실패하고 물러나야하는 CEO의 경우 자사주로도 손해를 본다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 될 수 있다.8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된 국내 주요 증권사 전문경영인(재임 1년 이상)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CEO는 임기영(대우), 황성호(우리투자), 임일수(한화), 제갈걸(HMC투자), 고원종(동부), 정회동(NH농협), 주원(KTB투자) 대표 등 총 7명이다. 이중 임기영 대표, 황성호 대표 등 4명이 한달 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각 CEO의 자사주 투자 성적은 대부분 낙제점이다. 2009년부터 3차례 자사주를 매입하고 한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임기영 대우증권 대표의 수익률(7일 종가 기준)은 -20%로 평가손실만 6000만원을 넘는다. 취임 첫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던 정회동 NH농협증권 대표도 -8.6% 수익률로 3100만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가장 피해가 막심한 CEO는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HMC투자증권의 제갈걸 대표로 지난 2009년 4만6416주의 유상증자 실권주를 1만8900원에 받아 현재 2억5529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증권주가 급락하면서 CEO들의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증권업종지수는 지난해 동안에만 44%나 추락했다.이들과 달리 작년말 유상증자 때 할인된 가격에 1901주를 받은 우리투자증권 황 대표와 작년 9월 증시가 급락했을 때 자사주 4000주를 사들였던 동부증권 고 대표만이 각각 20%, 25%씩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물량이 많지 않아 평가차익은 약 350만~36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들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것을 두고 투자에 실패했다고 비난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나몰라라 했던 CEO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숨은 대박 사례도 있다. 이달말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둔 키움증권의 권용원 대표다. 지난 2009년 취임당시 받은 15만주의 스톡옵션을 통해 2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현재 키움증권 주식 15만8944주를 5만2273원에 행사(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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