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부진' 3차 양적완화 논쟁 가열된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실망스러운 고용지표가 2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적으로도 지난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부양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다음달 말 끝날 예정이어서 추가 부양책 논의 확대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美성장 모멘텀 약화..고용 개선속도 둔화= 지난 4일 미 상무부가 공개한 4월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웠다.4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 개수는 11만5000개에 그쳐 8만5000개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 이후 최악의 결과를 나타냈다. 월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5만개 가량 적었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지난 1월 27만5000개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줄었다. 2월과 3월 일자리 증가 규모는 각각 25만9000개, 15만4000개였다. 월가에서는 당장 3차 양적완화를 화두로 꺼냈다. 라자드 캐피탈 마켓츠의 아트 호간은 "경제가 소프트 패치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주가가 지난해처럼 또 다시 20% 추가 하락하는 국면에 진입할지 논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케이스 스프링거 사장은 3차 양적완화는 불가피하다며 "3차 양적완화가 없으면 이번 강세장은 끝나고 이미 고점을 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스티네이션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60일 안에 FRB가 추가 양적완화에 착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플레 부담 완화=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예상대로 인플레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향후 FRB가 추가 부양정책을 시행하는데 보폭을 넓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6월물 기준)은 한 주동안 6.14% 급락했다. 9% 넘게 급락했던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주간 최대 하락률이었다. 한때 110달러를 넘었던 WTI의 지난주 종가는 98.49달러를 기록해 2월 초 이후 약 3개월 만에 100달러선을 무너뜨렸다. 원유 가격 하락은 기업과 가계의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오는 11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증가율은 2개월 연속 '0'를 기록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줄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 금리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도 추가 부양을 위한 FRB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지난 3월 2.4%선까지 올랐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1.88%까지 하락했다. 지난 3월 FOMC에서 FRB가 제로금리를 2014년 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FRB가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미 국채 금리는 7주 연속 하락(국채 가격 상승)하고 있다.뱅크 오브 노바 스코티아의 찰스 코미스키 채권거래 부문 대표는 "미 경제지표가 다소간 약해지고 3차 양적완화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매도자가 없다"고 말했다.미 국채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배경에는 단기 국채를 매각해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영향도 컸다. 하지만 FRB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내달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FRB는 경기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향후 대응책에 대한 검토도 해야하는 시점이다. ◆FRB 인사들 발언에 주목= 때를 맞춰 이번주 버냉키 의장을 비롯해 많은 FRB 인사들이 다양한 컨퍼런스와 포럼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이 주목된다. 다수는 부진한 고용지표와 곧 종료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언급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은 10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 컨퍼런스에 참석해 은행 대출과 구조조정에 대해 말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역대 FRB 의장 중 가장 매파였던 폴 볼커 전 의장은 9일 상원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다. 볼커 의장은 FRB가 금융기관 지원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어서 두 전·현직 FRB 의장 간의 주장이 어떤 차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그 밖에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준 총재가 7일 고용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며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 등이 잇달아 대중 앞에 나설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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