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부의 가격규제 압박에 눈치만 보던 커피전문점들이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가 32종의 커피 가격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국내 매장 수 1위인 카페베네도 지난 4월 하순 직영점의 커피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커피전문점의 잇단 가격 조정에 향후 타 커피전문점들의 도미노 인상이 전망된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달 7일부터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 가격을 300원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톨 사이즈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는 3900원, 카페라떼는 4400원, 카라멜 마끼아또는 5400원으로 오른다.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은 웬만한 점심값 수준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티라떼와 화이트 모카 프라프치노 등 13개 음료는 가격을 인하하기 때문에 '가격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판매 비중이 큰 에스프레소의 음료 가격이 인상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스타벅스는 이번 가격 인상이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우유ㆍ원두ㆍ인건비ㆍ임대료 등 각종 직간접 운영비용 때문이라고 밝혔다.스타벅스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왔지만 더욱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국내 75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카페베네도 지난 달 28일부터 직영점인 강남점의 커피 가격을 100원~500원 인상했다.이에 따라 톨사이즈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는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으며 카페라떼는 5300원으로 300원 올랐다. 카페모카와 바닐라라떼도 인상돼 각각 5300원, 5800원으로 책정됐다.카페베네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고 임대료가 워낙 고가인 강남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최근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가맹점들은 인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가맹점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대표 상권인 강남점에서 시범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고 고객들의 가격 저항 여부를 판단한 뒤, 700여 곳에 이르는 가맹점에서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커피 음료 매출은 사계절 중 특히 여름에 좋다"면서 "이 때문에 커피전문점들은 여름 장사를 앞두고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커피전문점에도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며 "표정관리는 하겠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가격을 올릴 때에는 보통 업계 1위를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지난해부터 원가 상승 요인을 소비자에 반영시키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여론에 밀려서 진행하지 못했는데 올해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스타벅스 가격 인상에 따라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4000원인 커피빈이며 스타벅스가 3900원으로 그 뒤를 잇게 돼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투썸플레이스와 파스쿠찌, 커핀그루나루가 3800원으로 3위이며 테이크아웃 매장을 제외한 가장 저렴한 브랜드는 3600원인 엔제리너스와 탐앤탐스, 할리스커피다.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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