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일간지 인터뷰서 중앙은행 역할확대 강조
드라기 ECB 총재 '추가 LTRO 여부 6월에 결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달 중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세계경기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던 올리비에르 블랜차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프랑스 일간 레스 에코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선진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4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3일(현지시간) 레스 에코스 보도에 따르면 블랜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들이 지금은 부채비율 60%에 집중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40% 이하로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랜차드 "부채비율 낮추고 중앙銀 역할 확대해야"= 그는 "금융위기는 60~100% 수준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는 유로존에만 배타적으로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유럽의 재정적자 상황은 유로존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정부부채 비율은 100%를 약간 웃돌고 있으며 일본은 230%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블랜차드는 또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만 억제하는데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위험을 통제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인플레를 통제하는 것으로만 축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 간단명료하고 아름다운 일이라는데 대체적인 동의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들은 대개 2%의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하고 단기 금리를 이에 맞춰 조절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통해 중앙은행들은 다른 목표를 가져야만 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중앙은행이 인플레만이 아니라 기업과 금융위험을 통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블랜차드는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이를 위해 중앙은행들이 시스템적으로 빈틈없는 도구들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주택거품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이 모기지 규모를 제한하고, 신용거품이 발생하면 금융권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금융권의 활동을 위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에 유동성이 고갈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그랬던 것처럼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기 "추가 LTRO 여부 6월에 결정"= 블랜차드가 주장한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만기 저금리 장기 대출(LTRO)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LTRO의 최종 할당(full-allotment) 문제를 6월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3차 LTRO 실시 여부를 다음달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드라기 총재가 최근 성장협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만큼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3차 LTRO 실시 등 추가 부양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시장이 기대했던 성장을 위한 대책을 드라기 총재가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여지는 남겨둔 셈이다. 드라기 총재는 1조유로를 공급했던 두 차례 LTRO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고 강조하며 유로존에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유동성을 회수하는 어떤 출구전략도 시기상조라며 아직은 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혔다. 다만 아직은 LTOR 효과를 지켜봐야 할 때라며 추가 부양 여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성장협약과 관련해 "유로존이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성장'을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드라기의 발언이 지금까지 재정협약을 통해 긴축을 강조해왔던 EU의 노력을 암묵적으로 비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기는 또 "몇몇 정부는 더 야심찰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ECB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정책 목표치인 2%를 웃돌더라도 정책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암시도 하지 않았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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