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압구정동 대형 성형외과 로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중국어 전용 팜플렛이 구비돼 있다.
30일 압구정 한 성형외과 대기실. 평일임에도 불구,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우고 있다. 대기자들 중에는 젊은 외국인 여성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이들은 골든위크와 노동절을 맞아 한국으로 성형원정을 온 일본인과 중국인들이다.성형외과들이 황금연휴를 맞아 원정 성형오는 외국인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실제 압구정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는 외국인 상담 요청이 크게 늘었다.그랜드 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2, 3월보다 외국인 환자의 방문이나 각종 상담 문의가 23%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성형외과에도 중국인 상담 예약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중국인은 성형도 한꺼번에 골고루 하기 때문에 VVIP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정 성형이 몰리는 이유는 최고급 기술력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공항 픽업은 물론 통역 코디네이터와 해외 환자 전용호텔까지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 관계자는 "해외 환자들을 공항에서 픽업한 이후 상담, 치료, 수술 후 관리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며 "임상 병리실이 있어 검사를 받으면 2시간 내에 결과가 나오고 당일 수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중화권, 영어권 환자를 위한 전담 통역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으며, 다국어 홈페이지와 직통전화상담 시스템을 확보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했다"고 덧붙였다.중국에서 원정왔다는 한 여성은 "TV에 나오는 한국의 연예인들이 너무 예뻐서 비슷하게 보이고 싶어 한국에서 성형을 결정했다"며 "의사소통에도 전혀 불편이 없고 전용 호텔까지 안내해줘 서비스면에서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본에서 온 한 여성도 "일본보다 기술과 서비스 면에서 신뢰가 간다"며 "수술 전후 케어 시스템이 1:1 맞춤형이며 회복실 최고급 수준"이라고 만족해했다.성형업계에서는 최근에는 여행업체들과 거래를 맺고 성형 패키지로 발전시켜 성형을 일종의 여행 상품으로 개발한 마케팅도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형 성형외과의 등장으로 서비스가 점차 진화하면서 입소문 탄 병원으로만 외국인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압구정동 일대 성형외과 총 223곳 중 전문의 1, 2명만으로 운영하는 골목길 소규모 병원들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체감하고 있지 않았다.소형 병원의 상담실장 정모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할 계획도 없다"며 "입소문과 지인을 통해 오는 내국인 여성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형 병원 접수원도 "외국인 특수를 누릴 만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외국인 특수에 일부 병원들은 치료비를 두 배로 받는 등 바가지 진료도 나오고 있다.피부과 아름다운 나라 류지호 원장은 "일부 병원의 경우 브로커 이용료 탓에 치료비를 두 배로 받는 곳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