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2관왕 달성을 공언했던 성남이 시즌초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 순위는 15위까지 내려앉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요반치치, 한상운, 윤빛가람 등 적극적인 선수 영입에 나선 성남은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챌린지컵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급변했다. 이적생들은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고 공격과 수비진의 잇단 엇박자로 맥없이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며 말을 아끼던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의 부족한 동료 의식을 문제 삼았다. 8일 포항과의 홈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신 감독은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3차전이 끝나고 이틀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남은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여러 차례 찬스를 놓치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불만은 경기 외적인 요인에 있었다. 신 감독은 “경기 내용이 문제가 아니다. 골을 못 넣는 것은 괜찮지만 우리 선수들이 하나가 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났다”며 “에벨톤이 어렵게 동점골을 넣었는데도 선수들이 뒤따라가 격려해주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하나 된 마음이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신 감독은 “정성이 부족했다”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찬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지금 우리 팀에 부족한 2%는 여기에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심찬 선수영입으로 명가재건을 선언했지만 팀워크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상황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몰리나와 조병국 등 주축 멤버들의 이적과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내리막을 탄 성남은 전반기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당시에도 부족한 골 결정력을 개선하고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10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기대와 달리 부진을 거듭하면서 구단 내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안방에서의 연이은 패배로 인한 성난 ‘팬심’도 부담스러운 눈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포항전을 마친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팀플레이는 나쁘지 않다. 감독 스스로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운이 없다는 핑계보다는 팀을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훈련을 좀 더해서 기계처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위기에 몰린 성남의 향후 행보 역시 결코 녹록지 않다.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피스컵 등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차츰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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