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이나 금고관리를 나한테 맡겨줄 수 있는 남성만 소개해 주세요” “제 재산이 많다는 것을 남성분한테 절대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결혼정보회사 회원들이 등록할 때나 회원활동을 하면서 내거는 조건들이다. 흔히 결혼정보업체 회원들의 배우자 조건이라고 하면 직업 및 경제력, 외모, 학력, 가정환경, 성격, 종교 등등을 생각하기 쉬우나 그 외에도 다양한 조건과 단서들이 붙는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재혼 전문 사이트 온리-유와 공동으로 2월15일부터 지난 7일까지 남녀 1526명을 대상으로 '결혼정보회사 회원들의 맞선 조건 백태'에 대해 조사해 7가지 유형으로 분석했다.첫 번째로 유형은 '재산 많다는 것을 밝히지 말라'는 요구. 이런 요청은 특히 여성들에게 많았으며 재산 15억 이상인 여성 57명 중 41명(71.9%)이 이같이 답했다. 일반적으로 배우자감을 찾을 때는 상대에게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재산이 많은 여성들의 경우, 이 사실을 맞선 상대가 알면 돈을 보고 자신에게 호감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산 공개를 꺼린다고 비에나래 측은 분석했다.두 번째는 '종교에 심취한 여성은 피해주세요' 유형. 남성 기독교 신자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해당자는 대상자 68명 중 49명(72.1%)에 달했다. 이들은 가족들에 이끌려 가끔 교회에 나가기는 하지만 너무 신실한 여성은 부담이 된다고 답했으며 종교를 믿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생활의 상당부분을 종교에 투입하는 여성은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세 번째로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꼭 상대방에 미리 알려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교제를 하다가 부모가 이혼한 사실을 알면 혼란에 빠질테니 맞선 전에 상대에게 알려달라’는 것. 본인의 약점을 미리 알려주고 상대가 수용할 경우에 한해 맞선을 주선해 달라는 것이다. 부모가 이혼한 초혼 남성 27명 중 18명(66.7%)이 이런 요청을 했다.네 번째는 '맞선은 반드시 내 집 근처에서' 유형. 맞선을 볼 때 ‘여자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느냐?’는 식의 다소 전근대적인 사고의 소유자들도 있다. 탈북여성과 지방 중소도시 거주자들에 특히 많았으며 대상자 64명 중 28명으로 43.8%가 이같이 답했다. 다섯 번째 유형으로는 '나보다 더 작은 도시 거주 남성은 싫다'고 꺼리는 경우다. 지방도시에 거주하는 미혼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여성들이 배우자를 찾을 때 보통 자신보다 한두 단계 높은 남성을 원하는 소위 ‘상향 지원’ 성향이 여기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자 145명 중 51명(35.2%)이 해당됐다.여섯 번째로는 재혼 남성들의 경우,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하려는 여성'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 출산 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여성을 선호한다는 게 비에나래 측 설명이다. 부부관계를 염두에 둔 생물학적 관점이 작용한 것.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을 수용하는 재혼 남성 254명 중 34.3%인 87명이 여기에 속했다.마지막 일곱 번째로는 '재혼 후 남편재산은 내가 관리하겠다'고 요구하는 유형이다.재혼 후에 남편의 급여통장을 본인이 관리하도록 해야 하고, 동산 및 부동산 등 재산내역을 모두 자신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 주로 40대 이상의 재혼 여성에게 많다. 대상자 210명 중 48명(22.9%)이 이와 같은 요구를 했다. 비에나래 관계자는" 결혼정보회사 회원들의 조건 중에는 단순히 학력, 직업, 신장, 외모, 성격, 가정환경만이 아니다"라며 "이런 저런 단서도 붙고 일상적이지 않은 제한사항도 많다"고 설명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오주연 기자 moon170@ⓒ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