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설익은 '빚탕감' 대책

청년층 신용회복 지원, 관계사와의 합의 못 끝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서울시가 내 놓은 종합대책에 대해 금융권에서 '성급한 발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등 관련 금융기관과의 협의가 미흡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서울시가 발표한 '가계부채 위기관리 종합대책' 가운데 일부 방안이 아직 합의가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날 35세 미만 청년층의 신용회복과 생활안정을 위해 6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협력은행인 우리은행 자금으로 신복위에서 채무를 대신 상환하고, 신용을 회복한 청년층은 취업 후 연 2%의 금리로 최장 5년간 원리금을 분활상환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해당 대책을 주도할 신복위와 우리은행은 다소 당황스런 표정이다.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까지 협약서 체결도 마무리 되지 않은데다가 향후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대비한 대책마련은 논의 단계라는 설명이다. 신복위 측은 "아직 채무의 대신상환 대상이나 서울시와의 인력 협조 등 구체적인 부분을 협의 중"이라면서 "빨라야 4월말이나 5월 초에 시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복위의 협약가입 금융회사와의 협의나 이사회 결정 등 내부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내용도 많다"면서 "지원조건 등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금을 직접 마련할 우리은행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실무자 선에서 협의중인 사안이긴 하지만 내부검토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요청이 들어와 협의를 비롯한 검토 단계"라면서 "아직 협의에 도달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복위에서 대신 갚아준 채무에 대해 상환하지 않고 잠적하거나 파산하는 등의 경우 발생할 결손에 대한 처리 문제도 남아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채무자가 상환능력을 상실하거나 상환의지가 없을 경우 그만큼 결손이 발생한다"면서도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우리은행에 원금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논의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가계대출에 대한 부담감은 알겠지만, 설익은 대책 발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면서 "특히 직접 재원을 마련하고 실무를 담당해야 하는 업계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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