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대학가를 점령하라

-'occupy 대학생운동본부' 각 대학에서 텐트농성 진행..30일 서울광장에 모여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새학기를 맞은 대학가 캠퍼스에 낯선 텐트들이 등장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중순, 얇은 텐트 안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하와 일자리 및 주거권 보장, 대학내 비정규직 철폐 등 다양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21일 주요대학에 따르면 서강대, 경희대, 국민대 등 7개 대학 학생들이 속한 Occupy대학생운동본부는 '대학을 점령하라(Occupy University)'는 구호를 내걸고 각 대학 캠퍼스 안에 텐트로 배수진을 쳐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 월가를 점령한 시위대들의 텐트 농성이 한국의 대학가로 옮겨온 것이다.Occupy대학생운동본부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등록금과 민자기숙사, 대형 프랜차이즈입점, 기업의 요구에 따른 연구 등 대학으로 돈장사하는 시스템자체를 바꾸는 것이 요구사항"이며 "권위적인 교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학교운영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대학의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첫 테이프는 서강대가 끊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14일부터 5일간 서강대학교 곤자가기숙사 앞에서 텐트 농성을 펼쳤다. 4개월·6개월 입사 가산점 차별 철폐, 곤자가 컨벤션 센터에서의 학생 자치활동 보장, 기숙사 의무식 강매 폐지, 산업은행자산운용지주회사의 연 8.45% 고금리 이자 폐지 등이 주 요구사항이다. 고명우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텐트 농성 돌입 후 학교측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며 "대학생 주거권과 등록금 문제 등을 재학생들과 논의하기 위해 현재 텐트가 설치됐던 공간에는 부스를 차려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도 등록금 폐지, 적립금 환수, 대학생주거권 해결 및 공영기숙사 건설 등을 내세우며 19일부터 텐트 농성에 들어갔다. 22일에는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운영위원을 초대해 학생들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펼치고, 26~27일에는 반핵퍼포먼스 및 초록시장 행사를 열 계획이다.성균관대도 명륜동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22일부터 대학생주거권 쟁취, 비정규직 교수 교원지위 회복 등을 요구하며 텐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부산대와 국민대 등에서도 이번 주 내로 텐트농성을 계획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 텐트농성을 펼쳤던 대학생들은 오는 30일 텐트를 서울광장으로 옮겨 다른 대학생 단체들과 함께 '광장으로 달려! 330 무한점령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위를 진행한다. 김재섭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월가 시위자들이 1%의 독점에 대해 반대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도 대학생들이 독점을 반대하는 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텐트에 대해 처음에는 신기하게 쳐다봤지만 며칠이 지나자 격려해주고 공감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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