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비싸다더니 의자 하나에 얼마야? 헉!

예비부부 삼인삼색 혼수 가구 준비 전략은?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한결 따뜻해진 날씨에 예비 신혼부부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16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웨딩거리에는 가랑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퇴근 후 손을 잡고 방문한 커플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들의 다양한 혼수 준비 전략을 들어봤다.청담동의 한 침구류 매장에서 만난 김진호(39)·박주용(31) 씨 커플은 올 5월말 결혼식을 올린다. 신랑 김씨는 "얼마전 광진구의 한 오피스텔에 신혼집을 구했는데 결혼전에 가구를 들이기 위해 청담동을 찾았다"고 말했다. 가구 구입비는 관례적으로 혼수에 포함되는지라 모든 비용은 신부인 박주용 씨가 지불한다.이들의 가구 구입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집이 전용면적 38㎡(13평)정도로 그리 넓지 않은데다 따로 방이 없기 때문에 꼭 필요한 가구만 구입한다는 것. 이날 보러온 제품은 미국산 고급 메쉬 의자와 템퍼 메트리스다. 의자 하나 가격이 100만원에 달한다. 템퍼 매트리스는 퀸사이즈 낮은 가격대가 200~400만원으로 상당히 고가이다.청담동의 한 고급가구 매장 관계자는 "수입가구 등 고급제품은 단품 위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부 중에 생소한 유럽 브랜드 가구를 파는 곳이 어딘지 문의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반면 알뜰한 '눈팅족'들도 있었다. 눈으로만 보고 실제 물건은 인터넷서 구입한다는 의미다. 커플 정성훈(33)·소선혜(33) 씨는 "일단 전셋집에 필요한 가구는 모두 직접 가구점을 방문해 실제 색깔을 확인한 뒤 구매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며 "실제 구입은 인터넷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들이 구입하려는 것은 최근 신혼에 인기가 있다는 모 브랜드 가구로 침대, 협탁, 콘솔(화장대) 세트가 총 80~100만원 정도이다. 신부 소선혜씨는 "인터넷에 온라인몰에서 샀다는 후기가 많이 올라오지만 우리는 직접 침대에 앉아보고 가구색깔을 확인하려고 왔다"고 귀띔했다. 결혼 후 전업주부를 할 생각이라는 소 씨는 "남친이 그동안 살던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리는데 이전에 쓰던 책장이나 가구는 직접 페인트칠해서 리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소를 옮겨 성남 분당가구프라자에서 만난 신혼부부는 여러 매장이 모인 가구코너에서 '원스톱쇼핑'을 할 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부는 "가구를 샀던 점포가 없어져도 상인회 차원에서 애프터서비스를 해준다는 말에 서울에서 찾아왔다"며 "시누이의 추천으로 왔는데 둘러보니 생각보다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들 커플은 주말마다 유명한 서울시내 가구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지금까지 간 곳만 벌써 4군데나 된다.한 가구매장 관계자는 "올해는 윤달이 껴있어 프로모션행사를 해도 찾아오는 신혼부부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며 "그래도 근처 웨딩숍을 들렀다가 매장 디스플레이를 보고 들어오는 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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