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한국 스포츠가 세계 10강 대열에 올라선 건 양궁과 유도 덕이 크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거의 매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은 워낙 강한 전력을 갖춰 선전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유도는 조금 다르다. 2000년 시드니 대회를 제외한 여섯 차례 올림픽에서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의 강호들과 겨뤄 꼬박꼬박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72kg급의 김미정은 남자부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일본의 다나베 요코를 꺾고 올림픽 금맥을 이어나갔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여자 66kg급의 조민선이 남자 86kg급의 전기영과 함께 남녀 동반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도쿄에서는 재일본 대한체육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자리에는 한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장훈(야구), 윤정순(여자 배구) 등 재일동포 운동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기에는 1964년 도쿄 대회에서 한국에 올림픽 유도 첫 메달(동)을 안긴 김의태도 오랜만에 얼굴을 내비쳤다. 그는 현역 은퇴 뒤인 1970년대 태릉선수촌에서 모국의 유망주들을 지도하며 한국 유도 발전에 다시 한 번 이바지했다. 빼놓을 수 없는 재일동포는 한 명 더 있다. 1972년 뮌헨 대회 유도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노 메달’ 위기에 놓였던 한국 선수단을 구해낸 오승립이다.올림픽에서 국내파가 기틀을 다진 건 1976년 몬트리올 대회부터다. 장은경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후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에서의 하형주(95kg급)와 안병근(71kg급)을 시작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의 최민호(60kg)까지 거의 매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유도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는 불참했다. 1964년 도쿄대회 이후 출전한 모든 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한 번도 메달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최근 대한유도회는 지난달 집중적으로 열린 유럽 지역 대회를 끝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유도 체급별 출전권(7장)을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출전권은 오는 4월 30일 기준으로 남자부는 세계 랭킹 22위, 여자부는 세계 랭킹 14위 내에 이름을 올려야 얻을 수 있다. 남녀 각각 7체급 경기가 벌어지는 올림픽에는 국가별 체급별로 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김재범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지난달 21일 발표된 국제유도연맹 세계 랭킹에 따르면 최광현(국군체육부대·60㎏급·9위), 조준호(한국마사회·66㎏급·8위), 왕기춘(포항시청·73㎏급·2위), 김재범(한국마사회·81㎏급·2위), 이규원(한국마사회·90㎏급·14위), 황희태(수원시청·100㎏급·5위), 김성민(수원시청·100㎏ 이상급·5위) 등 7명은 체급별 올림픽 출전권 기준에 모두 포함됐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랭킹 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는 대회는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뿐이다. 세계 랭킹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열린 세 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2009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김재범은 2010년 도쿄, 2011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조준호와 김성민은 파리 대회에서 각각 3위에 올랐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메친 왕기춘은 2010년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고, 이규원은 2009년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유도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최근 다소 주춤하지만 여자 유도는 세계무대에서 한국 여자 스포츠를 알리는 데 한몫을 했다. 시범 종목으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배미정, 조민선, 박지영 등은 입상을 하며 그 가능성을 처음 알렸다. 금맥을 발굴한 건 여자 유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다. 1991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미정이 치열한 접전 끝에 ‘숙적’ 다나베를 2-1 판정승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 에센 세계선수권대회 48kg급에 출전해 8강에 올랐던 조민선(당시 서울체육중 3학년)도 9년 뒤 열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66kg급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조민선 이후 여자 유도 올림픽의 금맥은 끊어졌다. 하지만 메달 행진은 여전히 계속된다. 정성숙(63kg급)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경미(78kg급)도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유도의 희망을 알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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