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애플이 최근 기능과 사양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뉴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도 구형과 같은 499달러(55만7000원)의 소비자가격을 제시하면서 경쟁업체를 다시 한번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일 선보인 뉴아이패드는 4G LTE를 지원하고 해상도가 4배 증가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쿼드코어 그래픽 칩이 장착됐다. 최신 사양을 지원하는 고 기능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을 높이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뉴아이패드는 기존 아이패드의 출시가격과 같은 499달러를 책정했다. 또한 이날 애플은 아이패드2의 가격을 100달러 인하한 399달러에 판매키로 결정했다. 어떻게 이런 일 가능할까.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혀를 차게 만드는 가격 책정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AP통신은 애플의 가격경쟁력은 숨겨진 수많은 부품 협력사들에 대한 단단한 지배구조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즉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군의 높은 인기를 등에 엎고 중요 부품에 대해 가격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 및 아이패드 시리즈간 서로 칩, 디스플레이 등 부품공유가 적지 않기 때문에 협력사의 입장에선 애플의 단가인하를 쉽게 거절하기 못한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뉴아이패드 정도의 스펙으로 태블릿 PC를 만들려고 하는 제조사들이 원가 부담으로 499달러의 판매가격으로 상품을 내놓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실제 IHS 아이써프라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 칩의 세계 최대 구매업체다. 지난해 1월 애플측은 구체적인 공급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총 39억달러 규모의 2년 장기계약을 맺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면 칩을 공급하는 업체의 수익도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의 승리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AP의 분석이다. IMS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연말까지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많은 제조사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태블릿 PC를 100개 넘게 라스베가스 가전쇼인 CES에 선을 보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이후 아이패드는 시장점유율 60%를 점유하며 태블릿 2개 중 1개 이상이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의욕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애플은 기본형 뉴아이패드 판매가격을 500달러 미만으로 책정하면서 사실상 아이폰(600달러)보다 더 이익률이 낮게 가지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취하고 있다. 애플의 강점은 또 하나있다. 3종류의 아이패드 모두 애플의 직영점 내지는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한다. 중간 유통마진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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