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재발견 - 부동산
지난 10년간 명동은 정말 많이 변했다. 의류와 식당이 주류를 이뤘던 상권은 이제 ‘한류’라는 새로운 바람을 타며 또다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며 짐을 싸서 떠나는 자리에 새롭게 기업들이 둥지를 틀며 귀환하고 있다. 상권이 살아나고 있으며, ‘안테나 상점’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되는 중이며, 호텔과 쇼핑 명가로 재탄생하고 있다.1990년대 명동은 백화점과 유명 디자이너 부띠끄, 수제양복 전문점 등이 집결한 패션 스트리트였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매출이 격감하면서 이들 상점들은 임대료 부담을 느끼고 명동에서 철수했다. 10~20대 위주의 패스트 패션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진출하면서 명동 상권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이런 변화는 부동산의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2006년 ‘명동 관광특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지기 전까지 명동은 고도제한에 묶인 지역이었다. 상가 리모델링이 가능해기 시작하면서 밀레오레와 같은 10층 이상 대형빌딩들도 세워졌다. 임대료가 다른지역에 비해 비싼 편이었지만 감당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2006년 이후 큰 변화가 시작됐다. 리모델링은 물론 새롭게 건물을 올렸다. 이런 반복된 상황은 명동의 땅값에도 변화를 줬다. 국토해양부 조사결과 명동은 평균 1㎡ 당 6500만원으로 조사됐다. 화장품 매장인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인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번지의 땅값은 ㎡당 6500만원이다. 지난해 6230만원에서 270만원이나 올랐다. 3.3㎡당(한평)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1487만원이다. 2005년 이후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자영업자 퇴장한 자리 기업매장이 접수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중앙로(1가)를 중심으로 반경 300미터 내에 600여개의 건물이 밀집됐다. 대부분 5~10층 위주의 이 건물이다. 상가 규모는 총 4000~6000여개나 된다. 핵심 상권인 만큼 부동산의 가격도 크게 다르다. 핵심 상권인 중앙로의 경우는 200㎡(60평)넘는 대형매장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보증금 30억원 이상, 임대료 1억~2억원을 넘나들고 있다.중앙로를 제외한 곳도 1층이면 150㎡(45평)이상은 보증금 1억~2억원, 임대료는 3000만~5000만원이다. 이른바 뒷골목이라고 불리는 3~4가도 50㎡(약 15평)기준으로 보증금 3억~5억원, 월 임대료는 4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수억원의 권리금까지 포함하면 웬만한 기업수준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힘들다. 1~2가는 이미 외국계 패션업체, 스포츠 브랜드 등이 상점을 채웠고 관광객에게 잘 노출되지 않는 3~4가에는 양품점, 철물점, 사채업, 사무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중앙로를 따라 눈스퀘어(구 아바타)와 마주보는 곳에 롯데 백화점, 롯데영플라자, 남대문시장과 신세계백화점,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핵심 상권은 어김없이 비싸다. 인근 한 부동산 업체는 “중앙로를 기점으로 롯데백화점과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은 지금도 입주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선 기업들이 많다”고 밝혔다.플래그십 스토어 상권활성화 일등 공신명동상권은 2010년 이후 일시적인 침체기를 겪었다. 보증금과 권리금 모두 급락했다. 점포라인 김창환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플래그쉽이 등장하면서 예전의 위상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점포라인에 따르면 2009년에는 평균 1억1000만원대의 보증금은 2010년 6285만원으로 42%가까이 추락했다.권리금도 2009년 평균 2억3000만원대에서 1억5000만원대로 36%나 떨어졌다. 지난해 플래그십 등의 매장이 증가하면서 권리금은 2억300만원으로 또다시 상승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명동 상권이 회복 양상을 들여다보면 예전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는 점이다.김 대표는 “점포 임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평균 보증금은 제 자리 걸음인 반면 권리금과 월세는 큰 폭으로 올랐다”며 “높은 보증금 시세에도 불구하고 명동의 보증금 상승폭이 크지 않는 것은 1층 점포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중심의 임차 수요가 늘고 있고 시세 영향력이 강한 1층 점포 자체가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개인사업자들이 내놓은 지하층이나 2~3층 점포 매물만 간간히 나오고 있고 1층을 제외한 다른 점포의 경우 활성화가 높지 않아 보증금은 낮추고 권리금과 월세를 높인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인 상가로 몰릴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월세 수익을 겨냥한 상가 투자자들이 월세를 끌어 올린 것도 한몫했다.미니인터뷰 | 이동희 명동관광특구 협의회 사무국장대기업 진출 늘어 직영점 증가 추세
명동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상인들은 어떤 노력을 하나.“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전체 관광객 중 68%에 해당하는 665만 명이나 됐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한국 관광지 1위이기도 하다.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그들을 위해 명동특구 상인들은 호객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자체적 노력과 아울러 상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외교관이 돼 웃으면 손님을 맞는 친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명동에 대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없나.“기업에 있어 명동만큼 홍보효과가 좋은 곳도 없다. 명동에 들어오는 기업들은 이곳에서 매출을 기대하기보다 홍보효과를 더 많이 기대하고 입점한다. 방송에서 수 억원씩 들여 홍보하는 이상으로 명동에 입점하면 효과가 크다.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개인사업자들은 중앙로와 같은 메인 도로에서는 사업하기 힘들어졌다. 대부분 직영점들이 들어서게 된 배경이다. 입점 경쟁이 치열해져서 임대료가 올랐고 일부 뒷골목 임차인들은 부담을 많이 느낀다. 현재 명동특구 상가의 임대료 수준은 점포 당 5000만원에서 2억원에 이른다.”명동을 명소화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과 전략은.“명동은 접근성도 좋고 주변 여건도 좋지만 30~40m 간선 도로로 둘러 싸여 있어 명동 자체가 확산되기는 어려운 구조를 띠고 있다. 인근 지역과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데 현재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명동에서 남산까지 곤도라를 타고 올라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녹지도 확보하고 명동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주변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노점 정리와 간판 정비 등을 통해 찾고 싶은 명동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국 최재영 기자 sometimes@ⓒ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