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추가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였던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미국 경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부정적 뉘앙스 발언을 하면서 미국 시장이 깜짝 놀라는 눈치가 역력하다.버냉키 의장은 지난 달 29일(현지 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고용시장과 경기회복,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했을 뿐 3차 양적완화와 추가부양책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미 고용시장은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며 “일자리가 더 늘어나기 위해선 내수와 생산이 강하게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실업률이 이렇게 빠르게 개선된 것은 예상 밖이었다”며 “실제 경제 상황이 그렇게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실질 가계소득이 많이 늘어나지 않은 만큼 소비를 뒷받침해줄 만한 펀더멘털(경제 기초)이 여전히 약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경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 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美달러는 버냉키 발언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급등했다.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의가치를 가늠하는 달러지수는 78.132에서 78.865로 수직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7.10달러(4.3%) 급락한 1711.30달러에 마감됐다.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는 한편 2조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최소한 오는 2014년까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연준의 정책을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연준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이 같은 초저금리를 2014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편 버냉키 의장은 내년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의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현재 상황에서 유가가 오르는 것은 일시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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