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밥그릇 더 챙긴 18대 꼼수국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국회 의석 299석 가운데 1석을 지키려고 지루한 공방을 벌여온 여야가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300석 안'을 받아들였다. 이날 국회 정개특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300석 안'은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수가 1명 더 늘어 300명이 되고 세금도 더 많이 쓰이게 됐다.국민적 여론과 합구, 분구 대상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끝까지 눈치를 보던 여야는 선관위안에 대놓고 찬성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선관위가 총대를 멘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ㆍ감히 청하진 못하나 본래부터 바라던 바)'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여야로서는 선거구를 1석 늘리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세종시 선거구 신설, 경기 파주ㆍ강원 원주 분구에 따른 2석 신설로 총 3석이 늘어나 이만큼을 줄여야 하는데, 영호남에서 각각 1석씩을 줄이는 것 외에 여야 양 쪽을 충족시키는 방안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여야는 그간 서울 노원구 선거구 3곳 가운데 1곳을 줄이자, 비례대표 1석을 줄이자는 등등의 안으로 '핑퐁게임'만 벌여왔고, 자칫 총선 자체에 지장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결국 선관위는 '이번 총선에 한해 일시적으로 의석수를 1석 늘리자'는 안을 여야에 제안했다. 당장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야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호남에서 '사이좋게' 1석씩만을 줄이고 다른 곳은 내버려두겠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국회의원이 1명 늘어 혈세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여야가 너도나도 '민생'을 외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국민 돈을 추가로 가져다 쓰겠다고 합의한 셈이다.인구 수로 단순 계산해보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1명이 대변하는 국민 수는 약 16만2000명이다. 미국은 약 70만명, 일본은 약 26만명이다. 가뜩이나 심각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특히 선관위 제안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여야가 자기희생은 없이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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