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공약 대해부 <4> 복지정책새누리, 만 5세까지 무상보육 재원대책 부실민주, '청년 자립지원금' 실현 가능성 논란[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4ㆍ11 총선의 최대 화두는 '복지'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하루가 멀다하고 복지관련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지는 정치보다 상위에 있는 개념이다. 국민들의 '삶의 지향'이 곧 복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지엔 언제나 돈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이 뒷받침 돼야만 한다. 여야 정치권의 복지 관련 공약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란 비난을 받는 이유도 바로 실현가능성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복지 공약은 '5+5'로 요약된다. 민주통합당은 '3+3'이다. 새누리당은 35개, 민주당은 30개에 달한다. 여야의 공약을 모두 실천하기위해선 연간 43조원에서 많게는 67조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5년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220조원에서 340조원에 달한다. ◆ 새누리, 국민 5대 걱정 덜겠다지만… 5조 증세해도 턱없이 부족새누리당의 총선 공약 브랜드는 '5+5'다. '국민행복국가'라는 비전으로 일자리·교육·주거·보육·노후 등 5개 분야에서 국민이 걱정 없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대국민 약속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맞춤형 복지실현, 안정적 일자리 창출, 책임담세·공평과세 실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경제경쟁력 강화 등의 실천방안을 규정했다.새누리당의 복지공약은 대체적으로 방향은 옳으나 선거를 앞두고 성급히 마련됐다는 지적이 많다. 즉 만 0~5세에 대해 전면 무상보육을 실시하거나 비정규직의 임금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공약 등은 방향성은 옳지만 구체적인 재원마련 등에 대한 청사진 없이 선거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새제 개편으로 최소 5조원의 세수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부분이다. 복지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막대한 재원 마련의 방법으로 주식양도차익 과세와 금융소득 종합 과세를 강화하고 비과세·감면 혜택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5조 증세’로는 새누리당의 복지공약을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0~5세 무상보육에 2조5000억원, 고교의무교육에만 2조4000억원이 소요돼 교육정책만으로도 5조원이 다 들어간다. 국민의 5대 걱정을 5조원으로는 다 해결 못하는 것이다. ◆ 민주통합, '3+3' 공약에 매년 33조원 소요… 재원대책은?민주통합당은 '창조형 복지국가'를 복지모델로 누구든 실패하더라도 든든한 보편적 복지망을 버팀목으로 재도전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3+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공약에 일자리, 주거 복지 등을 더해 '3+3'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은 2017년까지 임금노동자의 50%인 비정규직 비율을 25%까지 내리겠다는 안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입법화한다는 것이다. 대신 기업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방안이다.민주당은 이같은 '3+3' 공약을 실행하는 데 매년 평균 33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재정·복지·조세 개혁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국채발행이나 새로운 세금 신설 없이 재정개혁(12조3000억원), 복지개혁(6조4000억원), 조세개혁(14조2000억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층적 복지 구상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들여다보면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 반값등록금 정책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청년에게 반값등록금 평균수준(약 1200만원)의 금액을 지원하는 ‘청년자립 지원금’ 제도 등이 인기영합식 공약이라는 지적이다. 여야의 복지 정책이 실현되려면 전면적인 재정개혁과 세제개편 등이 뒤따라야 한다. 재원 마련 없는 공약은 총선 이후 '공약(空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의 복지논쟁은 긍정적이지만 세재개혁, 재정개혁 등을 손쉬운 재원 충원 방법처럼 생각하는 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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