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신임 외환은행장, 내일 첫 출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윤용로 신임 외환은행장(58)이 20일 서울 을지로 2가 외환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한다.6차선 도로(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을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를 건너는데 1년이나 걸렸다.윤 신임 행장은 지난해 3월 하나금융지주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에서 외환은행장으로 선임됐지만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동안 하나금융 부회장직만 수행해 왔다.법적으로 지난 13일부터 외환은행으로 출근이 가능했지만 윤 행장은 서둘지 않았다. 자신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외환은행 노조와 물리적 충동을 빚을 경우 점령군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조와의 충돌보다는 신뢰를 얻기 위해 한발 물러났던 것이다.윤 행장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막판 협상이 타결된 직후 "짐 정리를 하고 있다. 20일 공식 첫 출근을 외환은행으로 하기 위해서 이것저것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윤 행장은 전날 외환은행 노조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6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끝에 탓인지 정신이 없다고 했다.그의 목소리는 다소 지친 듯 했지만 한고비를 넘겨서 인지 매우 차분했다.지난 17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 협상 타결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윤 행장은 먼저 외환은행 직원들의 건강을 걱정했다.그는 "외환은행 직원들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직원들의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우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중앙고와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윤 전 행장은 1977년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공보관, 감독정책2국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 은행장이다.더욱이 기업은행장을 역임, 정부정책은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밝다.그의 경영능력은 이미 기업은행장 시절 검증된 바 있다. 기업은행장 재임 당시 기업은행의 자산을 40% 가까이 증가시켰고, 기업은행의 최대 약점인 개인부문을 획기적으로 확대시켰다. 취임전 700만명에 불과했던 기업은행 개인고객을 1000만명으로 늘린 것이다.이런 그가 전통의 강호 외환은행과 만났으니 시너지효과 역시 기대될 수 밖에 없다.그는 국제시장에서 외환은행의 신용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의 가려운 부분(해외)을 제대로 긁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지주회사가 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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