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여야 대변인으로 재치와 입담의 맞대결을 펼치며 역사적인 대변인으로 기록될 박희태 국회의장과 박상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한날에 정치역정을 끝냈다. 박 의장은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의혹의 연루로 불명예스런 퇴진을 한 반면 박 고문은 고령으로 인한 자발적인 퇴장이다. 박 의장은 6선, 박 고문은 5선을 지냈다.193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서울법대 동기동창에다 고시사법과 13회 동기로 검찰출신이다. 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다. 박 의장은 민주정의당, 박 고문은 평화민주당에 소속돼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했다.두 사람은 같은 시기 여야의 대변인을 맡아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이름을 높였고, 1997년에는 양당의 원내 사령탑인 원내총무를 맡았다. 1997년에는 당시 대선 후보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TV토론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박 의장은 문민정부 출범 직후인 1993년 법무부 장관에 올랐고 2003년, 2008년 두 차례 당대표에 국회 부의장과 국회의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박 고문도 국민의 정부 출범 후 초대 법무부 장관을 맡았으며 세 차례 원내총무를 지낸 뒤 2003년 새천년민주당 대표, 2008년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 당의 수장 역할을 맡았다. 박 고문은 지난해 펴낸 '한국정치의 민주화도정'이라는 책의 '영원한 맞수'라는코너에서 박 의장과의 인연을 소개할 정도로 각별한 인연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고문은 "우린 공격적 맞수가 아닌 협력적 맞수였다"고 회고했고, 박 의장도 "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친구를 위해 봉사했다는 생각이 있어 기분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박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회견을 가진뒤 박의장 사퇴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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