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4.11 총선 공선작업을 진행중인 정치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권이 한·미 FTA 폐기와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는 서한을 미국측에 보내자 새누리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노 민주당'인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 폐기 주장은 한마디로 자기부정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미 FTA는 민주통합당이 계승한다는 노무현 정부가 기획하고, 협상하고, 타결까지 지은 사안"이라면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 지지율이 10%로 떨어지더라도 눈치보지 말고 한·미 FTA를 추진하라'고 하였고, 한명숙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총리를 지냈다"고 했다.이 의장은 "그럼에도 이제와 표를 의식해 말을 바꿔 자신들이 집권했던 시절의 정책까지 부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세력임을 자인하면서 신뢰 상실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한·미 FTA 폐기가 현실화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가의 신뢰 추락은 물론, 한미동맹의 핵심축이 흔들리게 된다. 막대한 경제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미래 청소년의 일자리를 뺏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상하원 의장에게 한·미 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내용의 서한을 미국대사관에 전달했다. 양당 지도부와 전ㆍ현직 의원 등 5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FTA 발효절차 중단과 재협상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상원의장,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각각 보내는 이 서한은 한·미 FTA 발효절차를 중단하고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폐기 ▲서비스 자유화 대상 네거티브 리스트의 포지티브 리스트로의 전환 등 10가지 항목에 대해 재협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서한은 미국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19대 의회에서 한·미FTA 폐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야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때까지도 위의 조항들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이 협정은 종료될 것임을 명시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굴욕적 매국 협상이 국민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다"며 "이 서한은 96명의 서한이 아니라 99% 서민의 한을 담은 서한"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야당이 함께 공조해 한·미FTA를 발효중단시키고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 다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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