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우리가 뽑겠다'

목소리 커지는 금융노조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KB금융지주 노동조합이 사외이사를 직접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사측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또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등 '정치의 계절'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 노조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KB국민카드 노동조합)는 오는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진(40)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률사무소 이안에 소속돼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노조가 사외이사 선임에 개입하는 사례는 지난 2004년 현대증권(당시 노조 추천으로 하승수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선임)이후 처음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려면 0.2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이 0.91% 수준으로 후보 추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독자 후보를 추천한 뒤 '집중투표제'를 활용해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대주주에 맞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제도다. 문제는 집중투표제를 활용하려면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KB금융 노조가 집중투표제를 성사시키려면 0.09%(0.1%-0.91%)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이와 관련 노조측은 "KB금융 주가 상승에 가장 큰 걸림돌이 어윤대 회장과 지주사 체제인 만큼 외국인투자자들이 사측 편을 든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뜻을 같이 하는 외국인 주주와 연대해 집중투표제를 관철시킨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KB금융 사측은 일선 본부장을 포함한 전 임원에 비상령을 내렸다. 노조의 사외이사 선임을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7일 서울역 광장 앞에서 외환은행 불법 매각 저지 및 농협 신경분리 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br />

한편 하나금융의 지분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도 파업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18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외환은행 노조는 임시 전국대의원회의를 열어 파업을 노조 집행부에 위임했으며 집행부는 파업을 염두에 두고 지난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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