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 잇단 현금배당 나서는 이유

작년 장사 손해봤지만 주주에 돈을 푸는 상장사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적자를 냈음에도 현금배당을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2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368억7225만원이다. 그러나 LG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본사기준 실적을 보면 손실 규모는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지속했다. LG전자는 본사 기준 매출액 28조971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 당기순손실 27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72.9%, 당기순손실은 56.3% 개선됐다. 지난해 적자전환한 포스코강판 역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포스코강판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247억원이다.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강판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12억9400만원으로 최대주주는 포함하지 않은 차등배당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2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가온전선도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밖에 동국제강은 적자는 내지 않았지만 배당금총액이 순이익보다 약 4배 정도 많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09억5200만원에 그쳤음에도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금총액이 454억원이다. 적자를 냈어도 유보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적자기업이 현금배당을 한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 그러나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기업들조차 어려운 경제 상황을 대비해 배당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를 낸 기업이 거액의 배당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과 4분기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의 경우 보통주 1주당 5000원, 우선주 1주당 50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 7월 중간배당 주당 500원을 더할 경우 지난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5500원이다. 전년도의 경우 중간배당 금액이 주당 5000원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배당금액은 보통주 1주당 1만원 수준이었다. 배당금이 절반으로 감소한 셈이다. 한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당을 챙기는 것은 주주가치를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지만, 기업의 핵심가치인 수익성 제고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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