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키우려면 '시청자 접점'· '재원' 확보해야'

31일 오전 10~12시 서울 구로구 키콕스(KIKOX)벤처센터에서 애니메이션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3번째 최광식 문화부 장관.<br />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을 키우기 위해 시청자 접점과 재원을 확보해야한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애니메이션이란 움직이는 이미지로 창출하는 영상을 뜻하며, 이 산업은 애니메이션의 창작, 기획, 제작, 활용, 유통, 보급, 수출, 수입 등을 모두 아우른다. 이 산업은 캐릭터 산업과도 연계돼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3D입체영화, 게임, 가상현실 등 영상 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는 31일 오전 10~12시 서울시 구로구의 키콕스(KIKOX)벤처센터에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그 무한한 가능성을 위하여' 라는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이 행사에는 최광식 문화부 장관을 비롯, 김영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 학과 교수, 이동우 로이비주얼 대표, 곽기역 애니메이션 감독, 극장용 애니메이션 '초록숲 이야기'를 제작한 문제대 팡고스튜디오 대표, 전통을 소재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씨름'의 1인 창조기업 곽기혁 대표, 애니메이션 전문투자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소빅창투 이병우 전무, 이영준 KBS 콘텐츠 본부장 등 애니메이션 업계, 학계, 단체 및 방송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최광식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관람객수 220만을 달성한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지난해 우리 국산 애니메이션이 큰 성과를 보여줬는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성공사례 뿐 아니라 제작, 진출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모색해봤으면 좋겠다"면서 "정부는 지난해 보다 애니메이션 산업 관련 예산을 60% 상승된 90억원을 확보했고, 이뿐 아니라 방통위 등 관련부처도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어 김영재 교수가 애니메이션 진흥전략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방송, 광고, 게임 등 전체 콘텐츠산업 중 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0.6%, 수출비중은 3.4%다. 이날 김 교수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핵심 문제로 '시청자 접점확보'와 '재원조달'의 부족을 지적했다.그는 "애니메이션 텔레비전(TV) 시청 저변이 인터넷이나 게임으로 축소되면서 현재 0.28%라는 극히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으며, 낮은 인지도가 애니메이션 캐릭터 부가시장도 붕괴시켰고 이에 따라 광고수익도 감소되고 30분짜리 애니메이션 TV 방송국의 방영료도 지난 2005년 1500만~1800만원에서 2008년께 950만원 대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지상파 TV방송국의 애니메이션 방영시간이 지난 2005년 평일 오후 5~6시대에서 지난해 평일 오후 3~4시대로 시청 불가능한 시간대로 집중됐다는 것을 꼬집었다. 이는 지상파 방송국들이 국산물 방영의무를 이행하면서도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와 함께 케이블이나 위성TV마저 국산 애니메이션을 심야시간대로 집중편성하고 있으며, 황금시간대에는 시청률이 보장되는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을 집중 노출시키고 있다.김 교수는 이어 "시청률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방송국, 재무적 투자자가 투자를 기피해 국내 재원이 부족하며 영화, 게임의 투자금액이 4035억원인 반면 애니메이션, 캐릭터 투자는 416억원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국내 애니메이션 재원조달은 지난 2005~2009년 5년간 평균치로 따질 때 해외조달 비중이 30.7%에 달하며, 제작사(29%)나 TV방송국(13.4%), 재무적 투자자(12.5%)의 국내투자비중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날 참석해 성공사례를 설명한 이동우 대표는 '로보카 폴리' 제작사례를 발표하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꿔 부모와 함께 볼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었고, 너무 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경찰차나 소방차를 소재로 선정한 것이 오히려 아이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로보카 폴리는 지난 2009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한 지원작으로 2010년도 라이센싱 챌린지(Licensing Challenge) 부문 1위로 선정됐다. 이는 전세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캐릭터 비즈니스 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품을 선발하는 대회다. 이 대표는 "홍콩 최대 완구기업 실버릿과 함께 캐릭터 상품 연계하고 현대자동차의 감성마케팅에 로보카 폴리가 쓰이면서 서로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이 부가가치 창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로보카 폴리는 오는 4월부터 프랑스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되며, 연말까지 100여개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 그는 기대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영준 KBS 콘텐츠 본부장은 "KBS 애니메이션 브랜드 파워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아동 애니메이션을 오후 4~6시에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어 "투자 및 공동제작을 확대하기 위해 사내에 애니메이션 관련 인적인프라 신설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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