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이 중국에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14일부터 예정된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6일간 중동 순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중국 외교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원 총리가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3개국을 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당초 원 총리의 중동 순방 목적에 대해 "중동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 중국과 아랍 및 이슬람 세계와의 관계 증진을 논의할 것"이라고만 전했다.류웨이민 외교부 대변인도 12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원 총리의 중동 순방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원 총리가 방문국들에 석유 수출을 늘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직접적 대답을 회피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원 총리의 중동 순방이 핵심 산유국들과의 에너지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것은 미국이 중국에 이란제재를 압박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이란제재 요구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밝혀왔었다.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고 카타르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원 총리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수입 원유, 천연가스의 공급로 확장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이러한 추측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이란 제재 압박을 함께 받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비슷한 시기에 중동 순방에 나섰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이번주 중동 산유국들을 순방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원유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의 아즈미 준 재무장관은 12일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의 회동후 이란산 원유 수입 규모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한국도 김황식 국무총리가 13일부터 18일까지 오만과 UAE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 동참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가 이번 원 총리의 중동 순방에서 얼마나 많이 대체 원유 공급로를 뚫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현재 원유 수입량의 11%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고, 이란 역시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리카 다운스 중국 에너지 외교 담당자는 "원 총리의 순방 기간 동안 중동 원유 생산자들은 '우리가 원유 가격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으며 중국에 추가적인 원유 공급을 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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