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부채 급증에도 문제 없다'..왜?

퇴직금 중간정산까지 중단 ··· 현금 보유량 우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대한항공의 퇴직금 중간정산 중단 등과 관련해 현금 보유량에 대해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사유로 현금보유 확보차원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595%로 추정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이후 최고치다. 동양증권은 아예 대한항공의 올해 부채비율을 736%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2007년까지 200%대에 머물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로 462%까지 높아졌다가 2009년 453%, 2010년 409.1%로 낮아졌지만 올해 다시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부채비율 급증에도 대한항공은 공격적인 자금조달을 지속해 왔다. 지난 11월에는 두 차례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8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월에는 3000억원의 회사채를, 4월에는 일본 노선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300억엔 규모의 ABS, 5월 2억달러 규모의 김치본드, 8월에는 6000억원의 회사채를 각각 발행해 올해 시장에서 총 2조620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조원을 밑돌던 순차입금은 올해 1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조달 배경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도입 때문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A380 5대를 포함해 총 16대를 도입했다. 총 항공기 투자금액은 약 2조원 정도로 이는 대한항공의 2011년 현금창출능력 1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올해 경제가 안좋을 것이란 전망에 지난해부터 현금 확보를 준비해왔다”면서 “퇴직금 중간정산 중단은 갑자기 진행된 것이 아니며 자금상황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 운영금액 정리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내부 체질개선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항공기 신규 도입도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올해 도입 대수는 14대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지만 차세대 항공기 도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도 올해 대한항공의 차입금이 지난해보다는 감소하는 등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은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이 지난해 11조5835억원에서 올해는 11조72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이 유럽재정위기 심화 및 미국과 중국 경기 냉각 등과 맞물려 진다면 예상수준을 벗어난 리스크를 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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