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의 강력한 이란 제재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양국간의 관계가 화해와 충돌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이란은 미국의 강경대응에 대해 핵협상 재개를 선언하며 일단 타협의 뜻을 밝혔지만, 동시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고 핵연료봉 자체 생산 사실을 공표하며 강온책을 동시에 구사하는 모습이다. 이란 원자력기구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핵연료봉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며 이 연료봉을 연구용 원자로 노심에 주입했다고 밝혔다. 핵연료봉은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을 포함하고 있으며, 농축된 우라늄은 핵무기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서방은 이란의 핵연료봉 제조 기술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지만, 만약 이란이 핵연료봉을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미사일 시험발사도 강행했다. 이란의 관영 뉴스통신 IRNA는 이란이 1일 호르무즈 해협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27일부터 미국 측이 원유 수출을 제재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며 경고하고 해군을 배치해 훈련을 진행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이상이 꼭 지나쳐야만 하는 요충지다. 이같은 위협에도 불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란의 원유수출을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하자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시행되면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거래처를 변경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직 양국간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권법안에 서명한 직후 이란 측이 핵협상 재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IRNA에 따르면 사에드 잘릴리 이란 핵협상 대표는 이날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6개국에 핵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다소 약화됐다. 마수드 자자예리 사령관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지금은 (호르무즈) 봉쇄 문제를 제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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