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18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매장 층은 주말인데도 오가는 손님들이 적어 비교적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다.
"너희들은 싼 거 사도 되잖아, 그냥 아웃렛 매장 가서 사자" 김명환(가명ㆍ38)씨는 노스페이스 매장 앞에서 다운점퍼를 사겠다는 초등학생 딸을 설득하기 바빴다. 그는 "아웃렛이나 저렴한 매장을 가면 비슷한 점퍼를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는데 굳이 이 브랜드를 입겠다고 한다"며 "솔직히 학생들한테 점퍼 하나 값이 30만~40만원이면 과한 게 아니냐, 다 브랜드 값이다"라고 토로했다.아웃도어 층만 두 번 돌았다는 황승희(62)씨는 "돌아다녀봤자 가격이 다 비슷비슷하다"며 "비싸서 선뜻 구입할 수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브랜드가 다양한 것 같지만 실제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선택권이 많지 않다. 로고만 다르게 붙어있는 거지 디자인, 성능, 제품정보가 붙은 스틱까지 비슷해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한 곳에서 만들고 일괄적으로 각 매장에 제품을 뿌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라고 꼬집었다.매장마다 서로 판매가격이 달라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성북동에서 온 이모(가명ㆍ64)씨는 몽벨 매장에서 백화점 직원과 한참 승강이를 했다. 그는 "몽벨 전문 매장에서 아내 장갑을 11만500원에 샀는데 여기서는 똑같은 장갑을 13만원이라고 해서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똑같은 제품을 15% 저렴하게 산 터라 수용할 수가 없었다. 결국 양말 두 개를 받아내긴 했지만 이런 게 바로 거품이 끼어있다는 게 아니겠냐"고 반문했다.휠라스포츠 매장 직원은 "우리는 후발주자라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했는데 솔직히 타사 고가 아웃도어 제품들의 경우 다소 거품이 끼어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등산하는 데 고어텍스 제품이 좋기는 하지만 필요 이상인 경우도 있어 본인의 용도랑 잘 따져서 구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