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안 원장은 최근 자신의 "보유 지분 절반"을 기부한다고 밝힌 데 이어 1일 안철수연구소의 사회공헌활동 발표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와 관련된 질문에는 말을 아꼈지만, 그럴수록 안철수의 영향력이 커지는 역설을 감안하면, 안철수식 정치는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출간된 강연집 '안철수, 경영의 원칙(서울대 출판문화원刊)'에 발언들을 통해서도 그의 정치행보의 행간을 읽을 수 있다. 안 원장은 지난해 3월 서울대 교수와 학생,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관악초청강연'에서 자신의 경영관을 설파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안 원장이 정치에 대한 언급이다. 안 원장은 책에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정치, 교육, 기업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교육 쪽에 몸 담으면서 여러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와 전쟁의 차이점에 대해 "어떤 책을 보니, 둘 다 적과 싸우는 것은 똑같은데 전쟁은 적을 믿으면 안 되는 반면 정치는 적을 믿어야 정치가 된다고 한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은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름을 남기겠다는 환상은 없으며, 이름은 남지 않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다든지, 뭔가 바람직한 제도가 생긴다든지, 제가 만든 조직이나 일이 남는다든지 하면 제가 살았다는 흔적이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또 자신의 인생에서 '결단의 세 원칙'을 소개했다. 가장 큰 원칙은 과거 성공의 경험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와함께 주변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 것, 미래의 결과에 미리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원칙으로 꼽았다. 침묵하는 그의 마음을 읽기 위해 정치권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의 그간의 행보를 보건대, 그는 설사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정치권이 예상하는 방식으로 정치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대중들이 자신을 인정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적절히 마케팅에 사용할 줄 아는 영민함도 갖췄기 때문이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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