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어시스트를 인정해라. 적을 가까이해라. 실패를 인정해라. 불가능에 도전해라.' 김형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삼성 사장단에게 제시한 최고경영자(CEO)의 조건이다. 연말 인사와 내년 사업 계획 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경영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초일류 회사 CEO의 일곱가지 조건'이라는 주제로 사장단 회의 강의에 나선 김 교수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CEO의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천당과 지옥에서 같은 긴 젓가락을 가지고 한쪽은 서로 먹여주며 행복해하고 다른 한쪽은 자기만 먹으려고 하다가 누구도 먹지 못한다는 일화가 있다"며 "먹여주지 않는 쪽은 나는 하는데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안 할까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한 대형 제약회사 CEO는 타부 서 업무 협조 사항을 자기 부서 업무보다 우선해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는 성과에서 골을 넣은 선수만이 아닌 어시스트를 잘 평가해야 제대로 된 평가라는 의미로 어시스트를 반드시 인정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영화 대부에서 나오는 알파치노의 대사를 인용하며 "친구를 가까이 두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적을 가까이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케냐 정부가 코뿔소 개체 감소에 따른 동물 단체 반발 때문에 밀렵꾼을 즉결처분하기 시작했는데 다시 인권단체의 반발에 부딪힌 사례가 있다"며 "같은 경우로 인도에서 호랑이 개체수가 줄어 동물 단체가 호랑이 보호를 주장하자 인도 정부는 밀렵꾼을 채용해서 밀렵꾼을 경비하는 일을 맡겼다"고 언급했다. 3M의 포스트잇 개발 사례를 통해 실패에서 성과를 거두는 방법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 교수는 "포스트 잇은 실패한 접착제 쓸 사람 없냐는 사내 공유 사례에서 나왔다"며 "실패를 공유하면 성공의 혜택보다도 좋은 성과가 나온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이야기하면서 불가능에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우화에서 중요한 것은 거북이의 도전 자체며 70~80년대 한국 기업과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도 거북이의 도전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이 고속도로 만들 때 차나 있냐고 조롱을 했고, 석유화학을 한다고 하면 석유 나오냐고 지적했다"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CEO가 환경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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