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 '단독 질주'

불황 비켜간 부동산 시장 새 투자처

최근 단독주택이 인기를 끌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판교 산운마을에 고급 단독 주택.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이민우 기자]단독주택이 부동산시장에서 새 투자처로 떠올랐다. 단독주택 집값도 오름세다. 프리미엄(웃돈)만 수억원씩 붙거나 2년 새 집값이 두배나 뛴 곳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모 시중은행 VIP 전담 직원은 "실거주 목적으로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해 어디가 좋은지 묻는 고객이 요즘 들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집을 팔 때 시세 차익이 억대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고급 투자 수단으로 각광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수의 상류층 클럽 회원끼리 투자 유망한 주택을 서로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가 직접 찾은 경기도 분당구 운중동의 판교 산운마을 단독주택 지역은 가을 이사철을 보내고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이곳은 부자들이 거주하는 신흥 주거지로 유명하다. 인근 대방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 기대감에 찾는 이들이 많다"며 "추석 전까지 하루 평균 10명 정도 꾸준히 상담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건물면적 330㎡ 안팎의 큰 주택이다보니 시세 변동 폭도 크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세가 너무 올랐다. 2년 반만에 두배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주자 택지(택지 개발시 원주민들에게 보상 차원으로 주어지며 점포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에 있는 단독주택은 대지면적 231~264㎡ 기준 18억~20억원 선에서 거래된다. 협의양도인 택지(택지 조성 후 30년동안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택지)의 단독주택은 이주자 택지보다 2억원 정도 싼 16억~18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주자 택지의 경우 위치가 좋으면 23억~25억원까지도 호가한다. 이주자 택지는 주로 1층 점포를 세주고 임대료를 받기 원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협의양도 택지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30, 40대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일단 전세를 살아보고 매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전세가는 보통 대지면적 231~264㎡ 건물의 경우 디자인이나 시설에 따라 7억~8억원 수준이다.  파주 교하신도시와 남양주ㆍ양평ㆍ광주 등지의 단독주택지도 인기다. 투자 수요가 늘면서 몸값도 상당히 올라간 상태다. 단독주택의 층수와 건립 가구 수 제한이 완화되거나 없어진 것도 투자자 사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파주 교하신도시에 있는 타운하우스 '윈슬카운티'는 지난 7월 98가구 모두 분양이 마감됐다. 가수 이소라가 사는 집으로 알려지면서 매입 문의가 잇따랐다. 찾는 연령층은 20대~60대로 다양하다. 매매가는 대지면적 221㎡짜리 집이 12억원 선이다. 287㎡짜리 집은 매매가격이 17억원이고, 전셋값은 3억5000만~5억원 선이다.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자리잡은 '발트하우스'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세컨하우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드라마 '로맨스타운'이나 '베토벤바이러스'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선 웰빙 바람이 불면서 한옥을 찾는 수요자도 많다. 종로구 가회동 북촌의 한옥은 매매가격이 3.3㎡당 2500~3500만원 선이다. 5년 전( 3.3㎡당 1600만원대)보다 두배 가량 뛰었다. 누하ㆍ옥인ㆍ통인동에 있는 한옥 역시 매매가격이 3.3㎡당 2000만~34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고급 단독주택의 경우 거품 논란도 없지 않다. 집주인들이 매물로 내놓았다가 찾는 사람이 나타나면 물건을 거둬이면서 호가만 높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단독택지의 경우 덩치가 워낙 커 환금성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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