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 지하 중전철서부터 지하 경전철→지상 경전철→자기부상열차→모노레일로
염홍철 대전시장.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도시철도 2호선 계획이 1년 반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염홍철 대전시장이 상황에 따라 차종과 건설방식을 바꿔와 대전시민들이 많은 혼란을 겪었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기준에 맞추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염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구 관저동에서 대덕구 신탄진까지 잇는 2호선을 선거공약으로 내놨다. 방식은 지하 중전철이었다. 그 때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가 정부의 국가철도망 등을 내세워 순환형 노선과 노면전차트램, 모노레일 등을 주장한 것과 다르게 염 후보는 도시철도를 기존 1호선과 X축으로 잇는 노선을 내세워 신탄진 등 대덕구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냈다.‘박성효 후보’의 공약이 1년4개월이 지난 지금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으로 확정되는 상황이다.염 시장은 당선 뒤에도 “도시철도의 시민편리성, 효율성, 경제성 면에서 교통소외지역 발전, 원도심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선을 정했고 지하 중전철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한나라당 대전시당 당직자 초청간담회에서 염 시장은 원점에서 검토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현재의 예비타당성 조사방식으론 중전철이 통과되기 어렵다. 정부에 평가방법을 바꿔달라고 촉구한다”며 “이를 위해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정부를 상대로 예비타당성 조사방식 변경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염 시장은 “단순히 경제논리에서 ‘사업비가 적게 드는 기종을 선택하라’고 하는 건 근시안적 사고”라며 “중전철이 경전철보다 예산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나 안정성, 도시미관, 수송분담능력 등 여러 면에서 경전철보다 앞선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오래가지 못했다.염 시장의 X축 계획은 정부가 ‘충청권 철도망구축사업’으로 계룡시에서 가수원, 서대전역, 신탄진을 잇는 전철을 놓을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정했던 2호선과 같은 노선이 돼 2호선은 자연스레 순환형으로 바뀌게 됐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 '6.2지방선거' 때 박성효 후보(빨간색)가 내놓은 노선과 염홍철 후보(검은색)가 주장한 노선도
염 시장은 또 “자기부상열차는 국책사업이므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100% 지하화나 100% 지상화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부 구간은 지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그가 줄곧 주장했던 100% 지하화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 주장은 건설비가 많이 들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따라 건설방식이 경전철로 바뀐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인 지하화를 놓지 않았다. 지하경전철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하경전철은 염 시장 아이디어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국회헌정도서관에서 열렸던 ‘지방 도시철도 건설 활성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방법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권석창 국토해양부 광역도시철도과장이 지하경전철 건설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염 시장은 세계서 찾아 볼 수 없는 ‘지하 자기부상열차’까지 언급,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논의중단 등의 반발을 샀다.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기종으로 검토하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의 지하화는 시민사회단체서 논의중단을 촉구했다. 철도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염 시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선 “대전시가 수사기관이 아니라 한계는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그런 원치 않는 점을 찾으면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해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논의자체를 막기도 했다.시민단체에서 경관훼손 등의 문제를 들어 지상고가를 반대하자 자기부상열차는 주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라고 내세웠다.하지만 정부가 자기부상열차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자 예타신청에서 한 순간에 모노레일로 바꿔버렸다.‘대전의 100년 교통대책’이라던 도시철도계획이 1년 반 만에 몇 차례 바뀐 끝에 결국 박성효 시장후보가 내세웠던 순환선, 모노레일로 도돌이표가 됐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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