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날리고..UBS은행 보너스 잔치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투자은행 부문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밝혔던 스위스 UBS은행이 애초 입장이 무색하게 투자은행 부문 임직원들에게 상당 규모의 보너스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UBS는 지난 9월 파생상품 ‘델타 원(Delta 1)’ 부문 트레이더의 미승인 거래로 23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주가는 폭락했고 오스발트 그뤼벨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기도 했다. 당시 UBS는 3분기 실적에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으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달 초 UBS는 자산관리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3분기 순익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25일 발표된 UBS의 3분기 순익은 트레이딩 사고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6000만 스위스프랑보다 39% 줄어든 10억2000만 스위스프랑(11억6000만달러)을 기록했다. 확실히 영향은 있었지만 3분기 성적표는 2분기 10억 스위스프랑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2억~3억 스위스프랑도 크게 웃돌았다. 기대를 웃돈 실적보다 더 주목을 끌었던 것은 UBS의 보너스 지급 계획이었다. UBS는 투자은행 부문 매출 15억2000만 스위스프랑의 90%인 13억5000만 스위스프랑을 임직원 연봉과 보너스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FT에 따르면 UBS의 한 고위급 임원은 “비록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은행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적이 좋은 인재들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비용절감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UBS가 임직원의 보수를 대폭 삭감하지 못하는 점은 투자은행 부문이 애초 밝힌 것만큼 대폭 축소되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그뤼벨 CEO의 뒤를 이어 취임한 세르지오 에르모티 CEO 직무대행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고위험ㆍ고수익 매매 보다는 안전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을 반영자산관리 부문을 보강하고 대신 투자은행 부문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전체 임직원 6만6000명 중 350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투자은행 부문 인력은 현재 1만7800명에서 3년 안에 1만5000명 이하로 줄게 된다.UBS는 오는 11월17일 이같은 종합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사회가 이같은 계획을 승인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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