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숙소는 반지하에서 2층으로 올라갔어요” -3

<div class="blockquote">팀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이 훨씬 흥미로운 경우가 있다. 한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도 각기 다른 성격이 금세 드러났던 시크릿이 그런 경우였다. 리더인 전효성은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면서도 인터뷰 분량을 걱정했고, 징거는 빠른 말투로 이런 저런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었으며 한선화는 눈이 마주치면 배시시 웃었다. 비교적 조용하고 얌전하게 앉아 있다가 인터뷰 후반으로 갈수록 말수가 늘어나며 활발해졌던 건 ‘송츤츤’ 송지은이었다. 이런 시크릿의 멤버들이 각자 밝히는 무대 위, 혹은 일상 속 자신의 열가지 이야기.
전효성의 101. 보라색 헤어를 다시 했어요. 일본에서 ‘마돈나’로 활동하느라 염색을 한 건데 이번 앨범과도 색깔이 잘 맞아서 한 번 더 보여드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모발이 상할까봐 걱정은 좀 돼요. 아이들(모발)이 슬슬 정신을 못 차리기 시작해서, 당분간은 염색을 더 하진 않으려고요. 2. 올해 생일은 일본에서 보냈는데, 다들 바빠서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게 오히려 추억인 것 같아요. 데뷔 전에 ‘아, 바빠서 생일 좀 안 챙겨보고 싶어’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다른 멤버들이 챙겨주지 못했다고 해서 서운하다거나 아쉬운 것도 없고, 그냥 바쁜 게 좋았어요. (웃음) 3. 어릴 때, 모든 일의 기준치가 높아서 항상 여유가 없고 심각했어요. 그런데 오소녀 해체 이후로 큰 충격을 받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 전에는 넘어지는 것 자체가 창피했거든요. 넘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면서 달렸는데, 가장 보여주기 싫었던 모습을 모든 사람들한테 보여주게 되면서 ‘삶은 원래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조금 여유를 갖게 된 거죠. 4. 걱정이 많은 편인 저와 낙천적인 선화의 성격은 분명 다르지만, 닮은 면도 굉장히 많아요. 특히 식성이나 성격이 급한 건 정말 비슷해요. (웃음) 5. 사실 팀에서 선화랑 저만 B형이에요. 그래서인지 선화를 보면 오소녀로 마음을 다치기 직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처음 선화를 봤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상큼발랄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성격이었는데, 혼자 예능 활동을 하면서 많이 어른스러워졌어요. 밝은 부분을 유지하면서 어른스러워진 걸 보니까 스타로서 가져야 할 자세들을 정말 잘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6. MBC <꽃다발>에서 국내 여자아이돌 중 최초로, 제 입으로 ‘잇몸돌’이라는 말을 해서 시크릿을 알리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됐어요. 잇몸이 보이는 게 컴플렉스가 아니라 저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전효성’ 하면 많은 분들이 “아, 잇몸?”이라고들 하세요. 치아가 작아 보여서 귀엽다고 의외로 남성 팬들이 더 좋아해주시더라고요. 7. ‘마돈나’ 때부터 무대 위에서 많이 웃기 시작했어요. ‘매직’과 비슷한 부분이 있으니까,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진짜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를 즐기다보니까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전효성은 항상 웃는 얼굴’이라는 기억이 있는 것 같아요.8.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할 때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데뷔 전 한국에서 소규모로 쇼케이스를 했을 때의 기분이 떠오르더라고요. ‘우리가 진짜 힘든 시간들을 함께 보냈는데, 타지에 와서 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구나’ 라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감격스럽고 감사한 거예요. 9.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많이 보면서 일본어를 배웠어요. 어릴 때는 영화 <배틀로얄>이나 <환생>을 보면서 시바사키 코우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좀 흐른 뒤에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편안한 영화가 좋아지더라고요. 10. 또 예전에는 신나는 노래만 골라서 들었는데, 요즘에는 김범수 선배님, 성시경 선배님, 김연우 선배님의 노래 같은 발라드도 즐겨 들어요. 취향이 변하긴 변하나 봐요. 좀 신기해요.
한선화의 101. 어떤 각오로 이번 앨범을 준비했냐면요, ‘아, 정말 이번까지만 열심히 하고 나 좀 쉬고 싶다’ 이렇게. (웃음) 아니 그러니까, 이번에 뭔가를 딱 보여주자, 해서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매일 생활했어요. 자는 시간, 식단, 운동, 보컬레슨… 그러니까 잘 돼야 해요. 안 되면... 여기서 울어버릴 거야. (웃음) 2. 일본활동 등 바쁜 일정 속에서 앨범을 준비하다보니 많이 힘들었어요. 첫 정규 앨범이니까 부담감도 있고, 조금 더 정성을 많이 쏟아붓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후회되고 아쉬운 부분들이 있죠. 3. 아이, 저는 솔직히 말할게요. 제 생일이 효성 언니 생일 일주일 전인데, 원래는 매년 멤버들이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줬거든요. 이번에도 뭐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저도 스케줄 때문에 힘드니까 섭섭한 걸 떠나서, 어른들이 바쁘면 자기 생일도 모르고 지나친다고 하시던데 이런 거구나, 라고 생각했죠. 점점 늙어가는... (웃음) 4.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을 때 이야기했지만, 아직도 고백을 못 받아봤어요.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에 가면 또래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긴 한데, 저는 아이돌에 관심이 없어요. 나이 있는 오빠들이 좋지, 또래 친구들은 좀 별로예요. (웃음) (징거: 오늘의 이상형이 만날 바뀌어요.) 5. 숙소는 반지하에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네 명이 꼭 함께 자야된다는 사장님의 생각 때문에 한 방에서 자요. 예전에는 누구는 어지르고, 누구는 치우고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는 다 같이 안 치워요. 닮아가나봐요. (웃음) 6. 징거 말투가 약간 특이한데 어느 순간 제가 그 말투를 쓰고 있는 거예요. “아우, 진짜 빨리 빨리 좀 해 봐요~”, “아유~ 나 죽네, 진짜. 아이구~” 이런 구수한 말투를. (웃음) 원래 저한테도 구수한 면이 있는데, (징거와) 색깔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동화됐어요. 7. KBS <청춘불패 2>에 게스트로 한 번 가려고요. (웃음) 그 프로그램에서 ‘백지 선화’라는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제가 이만큼의 인지도를 얻지 못했을 거예요. 정말 저를 구해주고, 시크릿을 알릴 수 있게 해준 구세주 같은 인연이었어요. 8. 물론 ‘백지’ 캐릭터가 굳혀지면서 처음에는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시크릿 활동을 하면서 느낀 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예전 것들을 잊고 새로워진 부분을 많이 봐 주시더라고요. 굳이 캐릭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쓸 필요 없이 무대에서는 시크릿으로써의 선화를 보여드리고, 예능에서는 웃음을 드리고, 다른 분야에 도전했을 때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9. ‘효성 언니는 춤, 지은이는 노래, 징거는 랩’ 이런 식으로 파트가 뚜렷한데 저만 그런 게 없어서 한때는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뭐든지 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 원래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10. 데뷔 전 오디션에서 백 번 넘게 떨어졌지만 모험이라고 생각했어요. 부산 사람이기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서 하나씩 배워가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 때 기차 안에서 썼던 일기를 최근에 한 번 펼쳐봤는데, ‘정말 긍정적으로 잘 해냈었구나, 역시!’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막 뿌듯했어요. (웃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인터뷰. 황효진 기자 seventeen@10 아시아 인터뷰. 윤희성 nine@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매거진팀 글, 인터뷰. 황효진 기자 seventeen@매거진팀 인터뷰. 윤희성 nine@사진팀 사진. 채기원 ten@매거진팀 편집. 장경진 thre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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