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텃밭이라 안가고 박원순 지뢰밭이라 안가고…서울시장 후보들 행보 눈길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의 동선을 따라가면 각 후보의 선거 전략이 보인다. 아시아경제가 지난달 21일부터 11일까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나 후보는 20여일 간 한번도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북·강서·강동 등 비강남 지역에 일정을 집중하고 있다. 나 후보의 대표적인 선거 전략 중 하나인 '1일1현장1정책'도 모두 강북 강서 강동 지역에서 발표됐다. 독산동 아파트 단지에서 비강남 아파트 재건축 연한 폐지, 대림동 어린이집에서 영아전용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방화동 방신시장에서 1대학 1시장·1기업 1시장 정책을 내놓았다. 나 후보가 강북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강남지역은 어차피 한나라당의 지지층"이란 인식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산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는 강북권과 강서권에선 경쟁후보에게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뒤지는 반면, 강남권과 중부권에선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도 비강남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특히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 민생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박원순의 경청투어'는 비강남권에 집중되고 있다. 박 후보는 은평구 두꺼비하우징 시범단지에서 주민들과 만나 주거환경개선 문제를 논의했고, 노원구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구로구에서 일하는 여성들과의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강남과 서초를 잠깐 들른 적은 있지만 출판 기념 사인회, 체육대회 참석 명목이었다. 박 후보의 전략은 전통적인 지지층인 '집토끼'를 잡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두 후보 모두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많은 강북권, 강서권을 공략하며 표심을 끌어당기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선거운동에서 소외된(?) 강남3구가 '안철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3구의 표심이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철수 교수는 강남에서 '엄친아' '자녀들의 롤모델'로 인기를 얻고있어, 강남지역이 안교수의 지지를 받는 박 후보에게 꼭 불리하지만도 않다는 분석이다.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고정표가 많은 강남이라도 나 후보 입장에서 안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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